갤럭시 성능 논란에 공정위 조사·소송 위기…겹악재 '첩첩산중'

삼성전자 상대로 집단 소송 비화 조짐…변호사 선임 완료
공정위 '표시 광고법 위반' 신고…청와대 국민청원에도 등장

입력 : 2022-03-08 오후 4:29:42
[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삼성전자(005930)의 스마트폰 GOS(게임최적화서비스·Game Optimizing Service) 성능 제한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해당 이슈는 공정거래위원회에 표시광고법 위반 신고로 이어졌으며 일부 소비자들은 집단 소송에 나서는 등 법적 공방으로 비화될 조짐도 보인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스마트폰 구매자들은 지난 2일 인터넷 카페를 개설하고 법무법인 에이파트의 김훈찬 대표변호사 등 5명을 대리인으로 선임하는 등 삼성전자를 상대로 한 집단 소송 준비에 착수했다.
 
집단소송을 준비하는 카페 운영진은 "플래그십 모델을 구매하는 것은 그만큼 기대가 있기 때문인데 반쪽짜리 제품에 고객이 모르게 성능 저하를 걸어둔 폰을 구매하고 싶지는 않았다"며 "더 이상 대기업에게 뒤통수 맞지 말고 과대 광고에 속아버린 여러분 구매자의 권리를 행사하자"고 독려했다. 해당 카페 가입자는 이날 오후 3시 기준 5000명을 돌파했다.
 
(사진=네이버 갤럭시 GOS 집단소송 카페)
 
앞서 삼성전자는 GOS 실행 강제 방침을 놓고 소비자들의 비판을 받아왔다. GOS는 스마트폰의 과도한 발열과 배터리소모를 줄이기 위해 초당 프레임수와 GPU 성능 등을 조절해 화면 해상도를 자동으로 낮춘다. 특히 고사양의 게임을 실행할 경우 GOS가 자주 작동하게 된다. 
 
삼성전자는 2016년 갤럭시S7시리즈부터 GOS를 적용해왔다. 당시에는 유료 앱 등을 통해 GOS 기능을 무효화하는 '우회'가 가능했으나 S22 시리즈부터는 원 UI 4.0 업데이트로 GOS 탑재가 의무화 되면서 우회 방식도 차단됐다. GOS 논란이 커지자 삼성전자는 지난 4일 삼성 멤버스 공지사항을 통해 "GOS 기능 적용을 사용자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한다"며 "게임 런처 앱 내 '게임 부스터 실험실'에서 성능 우션 옵션을 제공하는 업데이트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이같은 대응에도 불구하고 상황은 점차 악화일로로 치닫는 모습이다. 지난 4일에는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등장했다. 청와대 국민게시판에 올라온 '갤럭시 스마트폰의 허위 광고에 속은 대한민국 국민을 보호해주세요(GOS 이슈)'라는 이름의 청원글은 8일 오후 3시 기준 7944명이 동의를 표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경영진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실제로 블라인드 등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대한 반대투표 인증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는 상황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오는 16일 정기 주총을 앞두고 삼성전자 일부 주주들은 집단행동까지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주주들은 오는 15일까지 전자투표를 통해 재무제표 승인과 사외·사내이사 선임, 감사위원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 등의 안건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삼성 갤럭시 S22 시리즈. (사진=삼성전자)
 
시민단체도 나섰다.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는 8일 성명을 내고 "삼성전자는 갤럭시 S22의 GOS사용을 소비자가 선택적으로 사용 하기 위한 고지를 제공해야한다"며 "소비자 안전에 문제가 되는 발열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 개선 방안과 앞으로의 실질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하라"고 강조했다.
 
공정위도 해당 사건을 검토중이다. 공정위 서울사무소는 최근 삼성전자가 GOS 성능과 관련해 표시광고법을 위반했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공정위는 신고 내용에 대한 예비조사를 진행해 사건화 여부를 결정하고 정식 조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공정위는 삼성전자가 소비자의 구매 선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실이나 내용을 은폐하거나 축소하는 등의 방법으로 기만적인 표시·광고를 했는지 살펴볼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이번 GOS 사태가 이미 예견됐던 일이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갤럭시S22에 쓰인 '엑시노스2200'과 '스냅드래곤8 1세대'의 가장 큰 해결과제는 발열인데 방수·방진에서 최고 등급을 받은 것은 물도 안들어가고 티끌도 허용이 안된다는 것"이라며 "AP 자체가 '발열 덩어리'인데 꽁꽁싸매놨으니 한정된 공간 안에서 하드웨어적으로는 커버가 한계가 있고 어쩔 수 없이 소프트웨어적인 선택을 해야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갤럭시S22 시리즈는 지난달 14일부터 8일간 진행된 예판 기간에 약 102만대가 판매됐다. 이는 역대 갤럭시S 시리즈 사상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달 22일에는 사전 개통량이 30만대를 넘어서며 역대 개통 첫 날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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