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세계적인 공급망 불안의 영향에 따라 국외로 진출한 우리 기업 10곳 중 6곳은 국내 복귀를 검토 중이거나 향후에 검토할 수 있다는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유턴 기업에 대한 지원을 늘리겠다는 공약을 내면서 실제 국내로 복귀하는 기업은 점차 늘 것으로 보인다.
14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한 기업 중 올해 2월 기준 현재 리쇼어링을 고려 중이란 답변은 27.8%이었다. 정부 지원, 국내 경영환경이 개선되면 검토할 수 있다는 답변도 29.2%에 달했다. 리쇼어링은 외국에 진출한 제조·서비스 기능의 자국 복귀를 의미한다.
전경련은 코로나19 기간 중 글로벌 공급망 불안 심화로 인한 생산 차질과 물류비 증가, 미국과 중국의 갈등 장기화 등이 우리 기업들의 리쇼어링 가능성 확대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국내 제조기업이 복귀하면 생산액, 일자리 등 경제적 효과도 상당하다는 조사 결과도 나온 상태다.
전경련이 한국수출입은행의 '해외직접투자 경영분석' 보고서를 바탕으로 국외로 진출한 국내 제조기업의 리쇼어링 효과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이들 기업의 매출액 중 4.6%가 국내에서 발생하면 국내 생산액은 36조2000억원, 부가가치는 11조4000억원이 증가하고, 8만60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윤석열 당선인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집무실에서 안철수 인수위원장 등과 함께 당선인 주재 인수위 차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처럼 공급망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일자리 창출을 위해 유턴 기업에 대한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현재 선정 요건과 세제 지원 요건이 달라 이를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윤 당선인은 이와 관련해 이번 대선 기간 사업장 신·증설 기간을 고려해 유턴 기업에 대한 세액 감면 요건을 완화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이는 국외 사업장 양도·폐쇄 후 2년 내인 현행 기준을 3년 내 국내 사업장 신·증설을 완료하는 경우 세제를 지원하는 방안이다.
또 윤 당선인은 '규제 제로', '사후 규제' 등으로 보조금을 확대하거나 파격적인 감세 조치를 도입하는 등 혁신 시스템을 토입할 방침이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기업들이 올해 원자재 가격 고공 행진 등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투자를 주저하고 있지만,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른 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 수요도 상당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신정부는 기업들의 국내 투자를 유인함과 동시에 리쇼어링을 촉진할 수 있도록 규제 완화, 세제 지원 확대 등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외 진출 기업 중 국내에 복귀한 기업은 26개사로 전년과 비교해 2개사가 늘었다. 지난해 26개사 복귀는 단일 연도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며, 국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 통계를 공식 집계한 2014년 이후 누적 108개사를 달성했다. 26개사의 투자 규모는 6815억원으로 전년보다 22% 늘어 역대 최대를 달성했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