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국내 주요 대기업이 이사회 산하에 설치한 위원회가 1년 새 2배 가까이 늘었지만, 평균 회의 횟수가 3회에도 미치지 않는 등 형식적으로 운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기업 분석 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자산 규모 2조원 이상 상장사 169개사의 지난해 이사회 구성과 활동 내용을 분석한 결과 이사회 산하에 ESG위원회가 설치된 기업은 88개사(52%)였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49개사에서 39개사가 늘어난 수치다.
ESG위원회를 설치한 88개사는 지난 한 해 동안 251회의 회의를 열어 기업별 평균 2.9회, 분기 1회 이하의 회의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기업별 ESG위원회가 251번의 회의에서 상정한 안건 567건을 ESG 분야별로 분류하면 지배구조(G) 관련이 73건(12.9%), 환경(E) 관련이 30건(5.3%), 사회(S) 관련이 25건(4.4%), ESG 전략 관련이 49건(8.6%)으로 ESG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는 안건은 전체 안건의 31.3%에 불과했다.
회의 안건 중 약 70%인 370건의 안건은 일반 이사회에서 다뤄도 되는 투자, 합병 등 일반적인 경영 활동이 차지했다.
기업별 ESG위원회 회의 안건 상정 현황. (자료=리더스인덱스)
업종별 ESG위원회 설치 현황을 보면 일반 소비자와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생활용품, 은행, 유통 등의 업종에서 설치 비중이 높았고, 에너지, 철강, 건설 등의 업종에서는 상대적으로 설치에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ESG위원회 설치 비중이 50% 미만인 업종은 조선·기계·설비(46.7%), 증권(41.2%), 운송(33.3%), 철강(25.0%), 건설·건자재(9.1%) 순이었다.
지난해 ESG위원회 회의를 가장 왕성하게 운영한 기업은 ㈜
SK(034730)로, 12번의 회에서 41건의 안건을 가결 또는 보고했다.
한편 ESG위원회가 설치된 88개사의 ESG위원은 371명이었다. 이 중 사내이사는 84명이었고, 사외이사는 287명으로 전체의 77.8%를 차지했다. 88명의 위원장 중 사내이사는 5명이며, 이 중 오너이자 ESG위원회 위원장인 경영인은 김범수
카카오(035720) 의장과 양홍석
대신증권(003540) 부회장 등 2명이었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