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등용 기자] 작년 한 해 동안 국내은행들이 이자로 벌어들인 수익이 약 46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중순부터 시작된 기준금리 인상에 역대급 예대마진이 더해지면서 전체적인 실적 호조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16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1년 국내은행 영업실적 잠정치에 따르면 작년 국내은행의 이자이익은 46조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41조2000억원 대비 4조8000억원(11.7%) 증가한 수치다.
대출과 예금에 수반되는 기금출연료나 예금보험료 비용을 차감한 경우에도 이자이익은 40조1000억원에 달해 전년 36조원보다 4조1000억원(11.5%)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이 덕분에 금융사의 자산단위당 이익률인 순이자마진(NIM)도 1.45%를 기록, 전년 1.42% 대비 0.03%p 상승했다.
반면 비이자이익은 감소했다. 작년 국내은행들의 비이자이익은 7조원으로 전년 7조3000억원 대비 3000억원(4.1%) 줄어들었다. 특히 전년도 이익 증가의 기저효과로 외환·파생관련이익이 1조원 감소한 가운데 금리상승 등으로 유가증권관련 이익도 8000억원 줄었다.
판매비와 관리비는 26조3000억원으로 전년 24조1000억원 대비 2조2000억원(9.1%) 증가했으며 인건비와 물건비도 각각 2조1000억원, 1000억원 늘어났다.
대손상각비와 충당금 전입액 등을 합한 대손비용은 4조1000억원으로 전년 7조2000억원보다 3조1000억원(42.7%) 감소했다. 이는 전년도 충당금 적립 규모 확대에 따른 기저효과 등이 요인인 것으로 풀이된다.
영업외손익은 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5000억원 증가했고, 법인세비용은 6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조1000억원 상승했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에서 판관비와 법인세 비용 등을 제외한 당기순이익은 16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산업은행의 비경상적이익 증가 등의 영향으로 전년 12조1000억원 대비 4조8000억원(39.4%) 증가했다.
산업은행을 제외한 19개 은행 기준 당기순이익은 14조4000억원으로 전년 11조6000억원보다 2조8000억원(24.1%) 증가했다.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53%,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7.01%로 전년 대비 각각 0.12%p, 1.46%p 상승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과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가 맞물리면서 은행들이 예금금리보다 대출금리를 더 빠르게 올리며 예대마진을 키운 부분이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금감원은 최근 코로나19 재확산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되는 가운데, 은행들이 잠재부실의 현재화 가능성에 대비해 손실흡수능력을 확충할 수 있도록 감독 활동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예상치 못한 대내외 경제 충격에도 은행 본연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대손충당금·자기자본 등을 지속적으로 확충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 시내에 시중은행 ATM 기기들이 나란히 들어서 있다. (사진=뉴시스)
정등용 기자 dyzpow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