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일본 완성차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그간 품질과 정숙성 등에서 한국차보다 일본차가 우월하다는 인식이 컸지만, 최근 상황이 역전되고 있다.
반면 일본 토요타그룹은 토요타가 2만431대, 렉서스가 2594대를 각각 판매하는 등 총 2만325대를 팔아 지난해보다 9.8% 줄었다. 이로써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4년 이후 8년 동안 내줬던 캐나다 판매량 1위 자리를 되찾았다.
현대차는 2011년부터 2014년까지 3년여간 토요타를 누르고 캐나다 시장 1위를 달렸다. 토요타가 2009년 대규모 리콜 사태로 소비자 신뢰를 잃으면서 반사이익을 얻었던 것이다.
이후 2015년부터 토요타가 판매량 회복세를 보이면서 현대차그룹이 이를 쫓아가는 형국이었으나, 올해부터는 상황이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국내 한 업계 관계자는 "판매량에서 현대차그룹이 토요타를 역전한 것은 북미 시장에서의 브랜드 이미지가 이제 일본차를 넘어섰다는 의미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미국 연간 판매량이 35년 만에 일본 혼다를 역전하는 등 북미 지역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북미 지역에서 올해의 차에 뽑히는 등 시장 반응도 좋다.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 (사진=현대자동차)
최근에는 현대차와 일본 완성차 업체 간 아세안 시장을 두고 경쟁 구도가 생기고 있다. 아직 전기차 점유율이 1% 미만인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이들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현재 아세안 시장은 일본 완성차 브랜드들이 70% 이상 점유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자동차 시장의 기존 강자는 토요타, 미쓰비시, 스즈키 등 일본 완성차 제조사다. 지난해 시장 점유율 1위인 토요타는 46만1934대(56.3%)를 판매했고, 현지 생산량도 65만1703대에 달한다.
반면 현대차의 지난해 판매량은 6059대(0.7%)에 불과하다. 다만 친환경차 시장에서는 현대차가 아이오닉 일렉트릭, 코나 일렉트릭 등을 605대 팔아 점유율 87%를 기록하면서 친환경차 부문에서 앞서고 있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 공장을 통해 전용 전기차를 생산하며 아세안 각국의 친환경차 전환 정책을 공략해 일본 완성차 제조사로부터 점유율을 뺏어오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특히 유독 한국 브랜드를 선택하는 데 인색했던 일본 시장에서 현대차가 재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일본 현지에서 현대차의 전기차 아이오닉5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일본 언론과 유튜버 상당수가 아이오닉 5를 시승한 뒤 디자인과 주행 성능 등 다양한 부분에 대해 '기대 이상'이란 평을 내놓았다.
일본 자동차 전문지 '베스트카'는 아이오닉 5와 도요타의 첫 양산형 전기차 'bZ4X'를 비교하면서 "아이오닉 5가 압도적인 승"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