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중국 지리 자동차그룹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가 올 상반기 중 국내 시장에 공식 진출하면서 한국·독일 브랜드가 구축해온 고급 전기차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날지 주목됩니다. 그동안 가성비 이미지에 머물렀던 중국 전기차가 이번엔 고가의 가격표를 달고 제네시스·메르세데스-벤츠·BMW와 정면 승부를 선언한 것입니다.
중국 전기차 브랜드 지커 '7X' (사진=지커)
19일 업계에 따르면 지커코리아는 이르면 5월 브랜드 론칭과 함께 전략 모델인 7X의 국내 판매를 시작할 계획입니다. 지커 7X는 800V 고전압 시스템을 탑재한 프리미엄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로,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10~15분 수준에 불과합니다.
성능은 최상위 AWD 트림의 경우 최고출력 784마력을 발휘하며 제로백(0~100km/h)을 3초입니다. 포르쉐 등 정통 스포츠카에 버금가는 가속 성능으로, 제네시스 GV70·벤츠 EQE SUV·BMW iX3 등 국내 럭셔리 전기 SUV 시장의 주류 모델들을 하드웨어 사양에서 압도한다는 게 지커의 설명입니다. 최대 주행거리도 국내 인증 환경에서는 500~600km대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국내 출시 가격은 업계 관심이 집중되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유럽 시장에서는 5만2990유로(약 8800만원)에 책정됐지만, 국내에서는 딜러사 반발과 전기차 보조금 포함 기준을 고려해 5000만원대 중반에서 6000만원대 초반 수준으로 조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초기에는 8000만원대 가격 책정이 논의됐으나, 브랜드 이미지를 고려해 더 낮게 책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커 7X 실내 인테리어 모습. (사진=지커)
지커는 단순한 중국산 전기차의 틀을 벗어나기 위한 포석도 다져왔습니다. 볼보·폴스타를 거느린 지리그룹의 순수 전기차 전용 플랫폼 SEA(Sustainable Experience Architecture)를 기반으로 개발해 기술 완성도를 끌어올렸고, 퀄컴 스냅드래곤 8295 칩셋과 엔비디아 드라이브 솔루션 기반의 첨단 주행 지원 시스템까지 갖췄습니다. 레벨3에 준하는 자율주행 성능을 탑재하겠다는 계획도 세웠으나, 국내 지도 데이터 부족 문제를 들어 딜러사들이 현실적 재고를 요청한 상태입니다.
지커 7X가 가장 직접적으로 맞붙게 될 상대는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과 벤츠 EQE SUV, BMW iX3로 압축됩니다.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은 6000만~8000만원대, 벤츠 EQE SUV는 9000만~1억원대, BMW iX3는 7000만원대에 포진해 있어 지커 7X의 예상 출시가와 상당 부분 겹칩니다. 여기에 볼보 EX90, 아우디 Q8 e-트론 등도 잠재적 경쟁 상대로 꼽힙니다.
다만, 시장 안착까지 중국 전기차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심리적 장벽은 넘어야할 숙제가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지커의 등장이 수입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에 상당한 긴장감을 불어넣을 것은 분명하지만, 소비자 신뢰를 얼마나 빠르게 쌓느냐가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