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결산)코스피, 작년 1000원 팔아 80원 남겨…‘역대 최다’

상장사 영업익 184조원…전년 보다 73% 늘어
매출액 대비 순이익률 6.81%…전년 보다 2배 급증

입력 : 2022-04-04 오후 2:32:23
[뉴스토마토 신송희·김연지 기자] 코스피 상장사의 한해 장사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1000원어치 물건을 팔아 80원을 남겼으며 세금을 떼고나면 68원이 주머니에 들어왔다. 이는 작년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회사의 수익성이 높아진 셈이다. 
 
4일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 2021사업연도 결산실적'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법인 595개사(분석대상법인)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83조9668억원으로 전년 대비 73.59%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299조1181억원으로 전년 대비 19.82% 증가했고, 순이익은 156조5693억원으로 160.56%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전년 대비 2.48%포인트 오른 8%로 집계됐다. 순이익률은 3.68%포인트 상승한 6.81%로 집계됐다. 1000원에 팔아 80원을 남겼고 세금을 뗀 68원을 가져갔다. 전체 매출 비중 12.16%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005930)를 제외해도 매출액은 20.06%, 영업이익은 89.09%, 순이익은 246.36%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상장사의 역대 최고 기록에 대해 김형렬 교보증권 센터장은 "2020년도 락다운(봉쇄)으로 인해 이연된 수요들이 작년에 집중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자료=한국거래소
분석대상 법인 595개사 중 순이익 흑자기업은 478개사로 전년동기 대비 63개사 증가했다. 흑자지속 기업은 377개사, 흑자전환 기업은 101개사였다. 적자기업은 전년(180개사) 대비 63개사 줄어든 117개사로 집계됐다.
 
업종별로 보면 의료정밀(45.68%), 운수창고업(33.20%), 철강금속(32.58%), 화학(30.17%) 등 17개 모든 업종에서 매출이 증가했다. 운수창고업(569.57%), 화학(351.25 %) 등 15개 업종에서 영업이익이 증가한 반면 전기가스업(적자전환), 건설업(-4.34%) 등 2개 업종에서 영업이익 감소했다. 화학(942.42%), 서비스업(687.16%) 등 15개 업종은 순이익이 증가했고, 전기가스업(적자전환), 의약품(-10.13%) 등 2개 업종은 순이익이 감소했다.
 
금융업의 경우 43개사(롯데손해보험·유화증권·카카오뱅크·한양증권·흥국화재 제외)의 영업이익 및 순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각각 41.56%, 47.06% 증가해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영업이익 증가율은 증권(56.68%), 은행(51.55%) 순으로 나타났다. 순이익 증가율은 보험(61.62%), 증권(60.40%) 순으로 집계됐다.
 
IT·전기전자, 석유화학·자동차가 실적 성장 이끌어
코스피 상장사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주요 실적 개선을 이끈 업종은 IT·전기전자, 석유화학·자동차인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 기준으로 보면 삼성전자가 지난해 279조6047억원을 기록해 유가증권 상장기업 중 매출액이 가장 컸다. 전년보다 매출액이 18.7% 늘었다. 이어 현대차(117조6106억원·증가율 13.09%), SK(98조3250억원·21.66%), POSCO홀딩스(76조3323억원·32.08%) 순이었다. 영업이익 기준으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나란히 1·2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전년 보다 43% 늘어난 51조6338억원을 기록했으며 SK하이닉스는 147% 급증한 12조원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POSCO홀딩스, HMM, 현대자동차, 기아, LG화학, SK, LG전자 순으로 영업이익이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김성천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공시부 팀장 "반도체, 자동차, 화학, 정유 등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기업들의 수익이 전반적으로 상승했다"며 "우리나라 제조업이 부활하며서 상장사의 역대 최고치 실적을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김 팀장은 "기본적으로 마진율이 많이 높아졌다"면서 "코로나19로 억눌려있던 단가들이 상승하면서 화학 제품의 마진이 증가했고, 반도체와 철강 등도 업황 개선과 글로벌 철강 가격의 급등이 주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전력 ‘어닝쇼크’에 적자 규모 1위, 코로나 직격탄 업종도 부진
작년 영업손실 규모가 가장 큰 곳은 한국전력이었다. 5조8601억원의 손실이 발생해 적자전환됐다. 한국전력은 요금이 동결된 상황에서 원자재 투입 단가가 상승하면서 어닝 쇼크를 기록할 만큼의 적자를 나타냈다. 소매요금으로의 원가 전가가 원활하지 않으면서 앞으로의 실적 부진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유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실제 원가 부담 해소에 기여할 수 있는 전기요금인상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뒤를 이어 조선업 부진에 따라 대우조선해양과 한국조선해양이 손실 규모 각각 2위와 3위를 기록했다. 이들 기업의 영업손실은 1조7546억원, 1조3848억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기업도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작년 매출액 감소율 상위 20개사 가운데 1위는 하나투어로 매출이 63% 급감했다. 이 외에도 티웨이항공(-20.36%), 제주항공(-27.57%) 등 항공 업계의 부진도 이어졌다. 거리두기 영향으로 영화 관람객이 급감했던 CJ CGV는 작년 한해 2414억원의 적자를 내면서 전체 하위 기업 가운데 7위를 기록했다.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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