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만한 새 책)'빅티켓'·'소고기를 위한 변론' 외

입력 : 2022-04-05 오후 6:26:35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폴 오스터는 직업이 여럿이다. 소설가, 시인, 번역가, 시나리오 작가. 그가 쌓아 올린 수많은 산문 중 대표작을 선별해 선집으로 엮었다. 조르주 페렉의 장편소설, 인류학자 피에르 클라스트르가 소설가적 기지를 발휘해 집필한 연구서, 곡예사 필리프 프티의 자서전을 그의 시각으로 통과한다. 그는 이들이 자신에게 어떻게 영감을 줬는지, 자신의 문학 작품들과 연결시켜 설명한다. 다음과 같은 고민이 있다면 읽어볼 만 하다. 소설에 관심 많거나, 평소 글쓰기가 막연했다거나.
 
 
낯선 사람에게 말 걸기
폴 오스터 지음|김석희 외 3명 옮김|열린책들 펴냄
 
일간지 기자인 저자가 대학 시절 공부 여정을 돌아보며 써내려 간 에세이다. 저자는 “적어도 나의인생에서는 대학 시절 공부가 졸업 후 겪는 괴롭고 번잡한 일들 틈바구니에서 위안을 얻는 역할을 해줬다”고 털어놓는다. ‘심리학 개론’에서 배운 인간 행동에 대한 과학적 설명으로 미신적 사고에서 벗어났다거나, “상처 입어 본 사람 만이 타인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다”는 카를 융의 개념을 글쓰기에 적용하는 식이다. 라틴어와 파우스트 등 지적인 미학도 함께 나눈다.
 
 
공부의 위로
곽아람 지음|민음사 펴냄
 
저자는 영국 왕립 문학학회 회원이자 식물학 바이블 ‘대영 식물 백과사전’을 쓴 식물 전문가다. 이 책에서는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첫 농장부터 현대 도시의 부서진 아스팔트까지 식물을 기를 수 있는 모든 곳을 살펴준다. 그에 따르면 식물은 인간의 협력자로, 때로는 경쟁자로, 때로는 아름다움의 전령사로 인류와 함께 번성해왔다. 이 책은 식물, 특히 잡초의 문화사 안에서 인류와의 공생관계를 탐구한다. 찹초와 문명의 긴 줄다리기를 언어로 정리했다.
 
 
처음 읽는 식물의 세계사
리처드 메이비 지음|김영정 옮김|탐나는책 펴냄
 
BBC 푸드 매거진 기자들은 전 세계 4000여만 명에게 영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식문화와 여행 콘텐츠를 소개해오고 있다. 이 책에서는 코로나로 답답한 일상을 깨워줄 지중해 속 미식 여행지를 소개한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물론 그리스 5대 섬(이타카, 산토리니, 레로스, 코르푸, 펠로폰네소스) 같은 이색적인 곳들까지 훑는다. 그리스식 그린 샐러드와 미트볼, 문어 양념구이부터 샘파이어를 곁들인 알레 봉골레 스파게티, 화이트 와인으로 맛을 낸 헤이크 등 레시피를 소개한다.
 
 
지중해 미식 여행
BBC굿푸드 취재팀 지음|플레져미디어 펴냄
 
부모님을 병으로 잃은 주인공 잭은 은행 강도들과 사소한 시비에 휘말린 할아버지까지 잃게 된다. 하나뿐인 여동생마저 그들에게 납치당한 잭은 보안관실을 찾아가지만 이미 보안관 역시 강도들에게 죽임을 당한 후였다. 절망한 잭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하는 흑인 남성. 왜소증의 난쟁이와 함께 추적팀을 꾸리자고. 미국에서 이 절망의 소설이 현대판 마크 트웨인 소설이라 불리고 있다. 종교부터 자본주의 그늘까지, 통속적인 인본주의를 고찰하며 명작으로 불리고 있다.
 
 
빅티켓
조 랜스데일 지음|박미영 옮김|황금가지 펴냄
 
최근 ‘비건 라이프’에 관심을 보이는 이들이 많다. 엄격한 의미의 비건이 아니더라도, 기후위기와 윤리적 이슈, 건강과 미용 등을 이유로 채식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졌다. 그 반대편에는 어떤 생각들이 자리 잡고 있을까. 육식이 건강을 망친다는 우려, 비윤리적 도살에 대한 죄책감, 공장식 사육이 지구를 망가뜨린다는 공포… 책은 질문한다. “육식이 꼭 악역인가?” 저자 역시 과거 엄격한 채식주의자였다. 이제는 반대다. “불명확한 죄목으로 기소 당한” 소의 억울함을 대변한다.
 
 
소고기를 위한 변론
니콜렛 한 니먼 지음|이재경 옮김|갈매나무 펴냄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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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