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센터, 성폭력 피해자 영상증인신문 시범사업 추진

16세 미만 아동·청소년 피해자 대상 시행

입력 : 2022-04-06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박효선 기자] 법원행정처(처장 김상환)와 여성가족부(장관 정영애)는 공판 과정에서 아동·청소년 성폭력 피해자 보호를 위해 오는 11일부터 8개 해바라기센터(7개 시·도)에서 ‘영상증인신문 시범사업’을 추진한다고 6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12월 성폭력처벌법 30조 6항(영상물에 수록된 아동·청소년 피해자의 진술에 관한 증거능력 특례 조항)에 대한 위헌 결정에 따라 대안입법이 마련될 때까지 아동·청소년 피해자의 법정 출석이 증가할 수 있는 데 따른 후속조치이다.
 
두 기관은 법정 출석으로 인한 아동·청소년 피해자의 2차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법정이 아닌 아동·청소년 피해자에게 친화적인 해바라기센터에서 증인신문을 할 수 있도록 ‘해바라기센터 연계 영상증인신문’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해바라기센터는 통합형 1개소(경기남부)와 아동형 7개소(서울, 인천, 대구, 광주, 경기, 충북, 전북)로 전국에 8곳이 있다.
 
‘영상증인신문’은 성폭력처벌법 40조 ‘형사소송법’ 제165조의2에 따라 운영 중인 제도로 법정에 출석해 증언하는 것이 어려운 아동·청소년 성범죄 피해자, 아동학대 피해자 등을 위해 비디오 등 중계장치를 통해 증언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특히 성폭력범죄의 피해자 등을 증인 신문하는 경우 비디오 등 중계장치를 통해 신문하는 방식이다.
 
시범사업이 실시되면 16세 미만 아동·청소년 피해자 중 영상증인신문 희망자는 법정에 나가지 않고 법정, 피고인 등으로부터 분리·독립돼 있는 해바라기센터에서 비디오 등 중계장치를 통해 증언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아동·청소년 피해자는 법정에 나가는 부담감을 줄이고 안정적인 상태에서 증언할 수 있고, 피고인 측은 피해자 진술에 대한 반대신문권을 보장받을 수 있다.
 
법원행정처와 여성가족부는 영상증인신문 시범사업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두 기관 실무자의 업무처리방식, 증인신문과정에서 피해자의 2차 피해 방지를 위해 활용할 수 있는 현행법상 제도에 관한 내용 등을 담은 ‘영상재판 시범사업 안내서’를 마련하여 법원과 시범사업기관에 배포할 예정이다.
 
안내서에는 증인지원?영상재판지원 업무 처리절차, 증인신문 전후 단계에서의 피해자 상담 및 심리치료 지원, 신뢰관계인?진술조력인의 활용 등의 내용을 담았다.
 
두 기관은 한 달간 영상증인신문 시범사업을 실시한 후 지역별 아동?청소년 성폭력 피해 및 영상증인신문 신청 현황, 신문과정에서의 문제점 등을 분석하고 안내서 등을 최종 보완해 5월 중 전국 해바라기센터에서 영상증인신문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김상환 법원행정처 처장은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 이후 법원은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사건 심리에 있어 피고인의 반대신문권을 보장하면서도 아동?청소년 피해자의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조화로운 방안 중 하나로 해바라기센터 연계 영상증인신문이 활용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이와 함께 법원 내 화상증언실 이용, 이동이 어려운 피해자에 대한 찾아가는 영상법정 실시 등의 방안도 활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 처장은 “앞으로도 성범죄사건에서 피고인의 정당한 방어권을 보장하는 가운데 피해자의 2차 피해를 방지하는 공정한 재판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은 “성폭력처벌법 위헌 결정으로 어린 피해자들의 법정 출석이 늘어나고, 이 과정에서 피해자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해바라기센터에서의 영상증인신문이 피해자의 2차 피해 최소화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 장관은 “아동?청소년 피해자의 법정출석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안입법이 조속히 마련될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적극 협의해 나가는 한편 아동·청소년 피해자들이 상처를 딛고 조기에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피해자 맞춤형 서비스를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영상증인신문 방식. 제공=법원행정처
박효선 기자 twinseve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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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