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 손 벌린 코이즈, 자본잠식 위기에도 최대주주는 참여 여부는 미정

작년말 자본잠식률 47%…자본금 확충 못하면 관리종목 지정 우려
코이즈 채권자 KB증권, 유증 대표주관…유증 납입시 대출 상황 조건
KB증권, 실권수수료 15% 설정으로 실권주 리스크 최소화

입력 : 2022-04-14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지난해 말 자본잠식률 50%에 근접하며 관리종목 지정을 간신히 벗어난 코이즈(121850)가 재무구조 개선 및 신사업 진출을 위한 유상증자에 나선다. 주주배정 후 일반 공모 방식으로 주주들에게 손을 벌린 모양새지만, 정작 최대주주의 참여 여부는 미정이라 회사 운영자금 조달을 주주들에게 떠넘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코이즈는 내달 83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14일 1차 발행가를 확정할 예정이며, 25~26일 구주주 청약을 실시한다. 구주주청약에서 발생한 실권주에 대해선 일반 청약을 진행한다. 이번 청약으로 발행되는 신주는 300만주로 발행주식총수(166만14175주)의 18.06% 수준이다.
 
주목할 점은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 사용계획 우선순위 1순위가 20억원의 단기차입금 상환이라는 점이다. 앞서 코이즈는 이달 KB증권으로부터 20억원의 브릿지론(단기대여) 대출을 받기로 했다. 브리지론은 자금이 급히 필요한데 자금을 모을 때까지 시일이 걸릴 경우 단기차입 등을 통해 일시적으로 필요자금을 빌려쓰는 급전을 말한다.
 
코이즈는 이번 유상증자 납입이 완료된 이후 영업일 기준 3일 이내에 KB증권에 돈을 갚는 조건으로 대출을 받았다. 즉, 코이즈의 자금 조달이 그만큼 급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코이즈는 2021년 말 기준 자본금이 83억원, 자본총계는 45억원으로 자본잠식률이 45.7%에 달한다. 지난 2017년부터 5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으며, 지난해 결손금은 194억원으로 전년(63억원) 대비 210% 늘어났다. 지난해 말 소액공모 유증을 통해 1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지만, 여전히 자본잠식률이 50%에 근접한 상황이다. 자본잠식률이 50%를 넘어설 경우 코스닥 시장 상장규정에 따라 관리종목에 지정될 수 있다.
 
코이즈의 유증 대표주관사가 KB증권이라는 점도 지적을 받고 있다. KB증권은 코이즈 유증 대표주관사로 실권주에 대한 인수계약을 체결했다. 유증에서 실권주가 발생할 경우 KB증권이 대신 인수하는 조건인데, 인수 수수료를 15%로 상대적으로 높게 설정했다. 통상 인수수수료는 5~10%가 일반적이다. 
 
KB증권 입장에선 코이즈에 빌려준 자금을 빠르게 받을 수 있으며, 유증 주관을 통한 수수료까지 챙길 수 있는 구조다. 구주주청약 후 일반공모가 진행되는 만큼, 실권주에 대한 리스크도 낮췄으며, 높은 실권주 인수 수수료를 책정해 손실 가능성을 최소화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유증 자금조달 전 브리지론 등을 통해 급전을 마련한다는 것은 회사의 자금조달 상황이 그만큼 급박하다고 볼 수 있다”며 “회사의 사업성 부진으로 부채비율 등 재무구조가 악화할 경우 금융기관을 통한 자금조달도 힘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유증 과정에서 채권자는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수수료 비율을 높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의 자금조달이 급박한 상황이지만, 최대주주의 유증 참여여부는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조재형 코이즈 대표와 배우자 최연주 씨 등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은 현재까지 배정 주식에 대한 청약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최대주주의 유증 참여는 책임경영의 일환으로 통용된다. 다만 최대주주와 경영진 참여율이 저조할 경우 경영진조차 투자를 기피한다는 부정적 인식을 줄 수 있다.
 
최 대표 등이 유증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지분희석을 감수해야 하지만, 경영권 유지에는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말 조 대표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41.5%에 달한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을 제외한 5% 이상 주주도 없는 만큼, 회사의 지배력에는 큰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코이즈 관계자는 “최대주주와 경영진들의 개별적인 자금 상황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으로 아직까지 유증 참여에 대해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유증 자금 중 브리지론 상환의 경우, 아직 대출이 집행되지 않은 상황으로 4월 말에 대출이 실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코이즈는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2차전지 등 신규 사업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브리지론 대출금을 포함한 52억원을 2차전지 양극활물질에 사용되는 산화알루미늄 제조설비 구축에 활용할 계획이며, 31억원은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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