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만한 새 책)'작별인사'·'기억의 뇌 과학' 외

입력 : 2022-04-19 오후 2:59:09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인류학자인 저자는 재활용의 무용성을 고발한다. 그는 베트남의 작은 마을, 민 카이를 직접 찾아가 플라스틱 생애주기를 따라가며 이 같은 진실을 밝혀냈다. 열가소성 폴리머와 섞여 녹는 등의 과정을 거치고도 플라스틱은 분해되지 않고, 알갱이들은 급기야 쌀국수 제조에 필요한 마을 강물까지 앗아갔다. 세계 자본주의와 극단적 자유주의 시스템으로 양산된 베트남의 플라스틱들은 가난과 불평등까지 양산하고 있다. 그는 “당신의 플라스틱은 재활용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당신의 쓰레기는 재활용되지 않았다
미카엘라 르 뫼르 지음|구영옥 옮김|풀빛 펴냄
 
파이의 소수점 아래 11만 자리까지 외우며 기네스북에 오른 69세 하라구치 아키라는 아내와의 결혼기념일을 잊어버렸다. 세계적인 음악가 요요마는 30억원짜리 첼로를 택시에 두고 내렸다. 하버드대 신경학박사인 저자는 두 사건의 발생 이유를 ‘기억 단서가 없었기 때문’이라 짚는다. 역으로 단서를 두는 습관을 들이면 기억력 강자가 될 수 있다.  저자는 망각을 질병이 아닌 자연적 뇌 활동으로 본다. 알츠하이머 극복 방안으로 독서 등 정보 습득과 스트레스 없는 생활 등을 조언한다.
 
 
기억의 뇌과학
리사 제노바 지음|유승희 옮김|웅진지식하우스 펴냄
 
김영하가 ‘살인자의 기억법’ 이후 9년 만에 내놓는 장편소설. 유명 IT 기업 연구원인 아버지와 쾌적하고 평화롭게 살아가던 철이는 어느날 갑자기 수용소로 끌려가 혼돈의 세계에 맞닥뜨리게 된다. 자신처럼 사회에서 배제된 자들을 만나 처음으로 생생한 소속감을 느끼고 따뜻한 우정도 싹틔운다. 저자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류가 겪은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소설에 반영했다. 200자 원고지 420매 가량을 800매로 늘리고 ‘삶은 관연 계속될 가치가 있나?’ 물었다. 
 
 
작별인사
김영하 지음|복복서가 펴냄
 
주인공 ‘나’는 신용카드 빚을 감당 못하던 찰나 팬데믹으로 일자리마저 잃게 된다. 한강 다리 위에 서지만 천사처럼 하얀 옷을 입은 한 여성이 내려 말한다. “당신은 마법소녀가 될 운명이에요.” 기후위기, 전염병 등 세계적 재앙부터 빚과 취직 등 개인사까지 해결 가능한 마법소녀. 오늘날 20~30대 청년들의 자화상이 아른거린다. 저자는 작가 노트에서 “누구나 삶에서 마법 같은 기적을 간절히 바란다고 상상하는 일로부터 소설이 시작됐다”고 설명한다.
 
 
마법소녀 은퇴합니다
박서련 지음|창비 펴냄
 
24인의 평범한 젊은 부자들에 관한 이야기다. 연봉 2500만원 받던 중소기업 직장인 출신의 건물주, 쿠팡으로 월 3000만원을 버는 대학생, 코인으로 2년 만에 50억 자산가가 된 IT 개발자 등. 저자는 이들을 인터뷰하며 ‘경제적 자유를 실현한 배경’을 추적한다. 팬데믹 이후 새롭게 재편된 자본주의 법칙을 정확히 꿰뚫어 본 인물들이다. 이들 모두는 새벽에 일어나 부동산 공부를 하고, 유튜브와 논문을 살펴보며 주식투자 대가 방법을 따라 하며 기회를 포착했다.
 
 
100억 젊은 부자들이 온다
신희은 지음|길벗 펴냄
 
2023년 한국 최초 창작시집 ‘해파리의 노래’ 출간 100주년을 기념해 열린책들이 한국 시집 초간본 100주년 기념판을 출간했다. 총 두 세트, 스무 권의 시집으로 한국 현대시 탄생의 순간을 충실히 재현하고 예술적 미학까지 돌아보고자 함이다. 구성은 초간본 그대로 하되, 시적 의미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일부 표기를 오늘날 법칙에 맞춰 바꿨다. 이상 세계(자연, 종교, 고향, 유년 시절)에 관한 하늘 세트와 현실에 대한 고통을 다룬 바람 세트로 나눴다.
 
 
한국 시집 초간본 100주년 기념판
김소월, 한용운 등 23명 지음|열린책들 펴냄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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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