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차별화 전략으로 중고차 시장 진입

중기부, 이번주 중 사업조정 결론
업계, 올해 2분기 판매 가능 전망
현대차, 시장 투명성 제고에 초점
기아, 테스트 후 구매 선택 마련

입력 : 2022-04-24 오전 9:00:00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이르면 올해 2분기 대기업의 중고차 판매가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005380)기아(000270)가 시장 공략을 위한 차별화된 전략을 내놓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는 이번 주 내로 중소기업사업조정심의회를 개최해 현대차와 기아의 중고차 시장 진출 관련 사업조정의 결론을 낼 계획이다.
 
중고차 매매업계는 지난 1월 현대차와 기아가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지 못하도록 해달라며 중소기업중앙회에 사업조정을 신청했다.
 
이후 중고차 매매업계와 현대차·기아 측은 자율조정을 통해 합의 도출을 시도했지만, 여전히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중고차 매매업계는 대기업이 사업 개시를 최장 3년간 연기하고, 이후에도 최장 3년간은 매입·판매를 제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기아는 중고차 사업 연기와 매입 제한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중기부에서 사업조정 내용을 결론지어도 권고 조처인 만큼 강제할 법적 효력도 없다.
 
다만 현대·기아는 중고차 업계와 상생을 위해 자체적으로 연도별로 시장점유율을 제한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중고차 시장점유율을 내년 2.5%, 2023년 3.6%, 2024년 5.1%로 제한했고, 기아도 올해 1.9%를 시작으로 2023년 2.6%, 2024년 3.7%까지 제한한다.
 
중고차 판매 시기에 대해서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구체적인 중고차 판매 시기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와 기아가 이미 부지를 확보하는 등 판매 준비를 마친 만큼 이르면 올해 2분기 안으로 판매가 가능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12일 서울 한 중고차 거래소 모습. (사진=연합뉴스)
 
중고차 시장 진출이 확실시되면서 현대차와 기아는 약 한 달 간격을 두고 인증 사업 내용을 공개했다. 
 
이들 업체는 공통으로 엄격한 품질과 안정화된 판매 네트워크, 소비자 신뢰를 강조했다. 특히 '5년 10만km 이내' 자사 브랜드 차를 대상으로 하고, 엄격한 품질 인증 검사 등을 강조했다. 그동안 중고차 시장은 '레몬마켓(저급품만 유통되는 시장)'으로 분류돼 왔는데, 이를 탈피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 그룹에 속해 있지만, 차별화된 소비자 공략법도 내놓았다. 중고차 시장에서 각기 다른 전략을 통해 자사의 브랜드로 소비자를 끌어 낼 방침이다.
 
현대차는 중고차 통합 정보 포털을 통해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통합정보 포털에서는 중고차 성능과 상태 통합정보, 적정 가격 산정, 허위·미끼 매물 스크리닝 서비스와 함께 가치 지수 등 시장 지표와 트렌드 리포트 등을 제공한다.
 
이와 별도로 가상전시장 중심의 판매 채널을 운영해 새로운 구매 경험을 제공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실체감을 위해 오감 정보 서비스와 인공지능(AI) 컨시어지가 구매를 돕고, 360도 가상현실(VR)을 활용한 차 하부와 내외부 상태 확인도 가능하다.
 
기아 인증중고차 디지털 플랫폼 콘셉트 이미지. (사진=기아)
 
기아는 전기차 전용 인증 중고차와 구독 프로그램 등 실질적인 상품 제공에 초점을 뒀다. 전기차의 경우 가격의 절반을 배터리가 차지하는 만큼 배터리의 잔여 수명과 안정성 등을 첨단 진단 장비로 측정한 뒤 최저 성능 기준(미정)을 만족하는 차만 인증해 판매한다.
 
또 구매를 희망하는 차를 한 달 동안 운행하면서 실제 성능과 품질을 면밀하게 테스트한 후 구매 여부를 선택할 수 있게 마련할 예정이다. 최종 구매 시 한 달간의 이용료가 면제되기 때문에 부담 없이 차를 장기간 체험할 수 있다.
 
한국지엠, 르노코리아자동차, 쌍용차(003620) 등도 중고차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3사는 이미 내부적으로 테스크포스(TF)팀을 꾸려 진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 롯데 등도 타 기업들도 계열사를 내세워 중고차 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표진수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