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현대차(005380)·기아(000270)가 중고차 시장 진출을 내년 5월로 유예한 중소벤처기업부 결정에 대해 "소비자 입장이 고려되지 않은 결과"라며 유감을 표했다.

 

현대차·기아는 28일 입장문을 내고 "중소기업사업조정심의회가 권고한 사업조정 결과는 중고차 시장의 변화를 절실히 원하는 소비자를 고려하면 다소 아쉬운 결과"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히 사업개시 1년 유예 권고는 완성차업계가 제공하는 신뢰도 높은 고품질의 중고차와 투명하고 객관적인 거래 환경을 기대하고 있는 소비자들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아 가장 아쉬운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중기부는 이날 심의회를 열고 현대차·기아의 중고차 시장 진출 유예 내용을 담은 권고안을 의결했다.

 

심의회의 결정에 따라 현대차·기아는 내년 5월부터 국내 중고차 시장에서 인증 중고차를 판매할 수 있다. 이와 별도로 내년 1월부터 4월까지는 매달 인증 중고차 5000대에 대한 시범 판매가 허용된다. 

 

또 현대차·기아의 중고차 판매 대수를 2년간 제한한다. 현대차의 경우 내년 5월1일부터 2024년 4월30일까지 2.9%, 2024년 5월1일부터 2025년 4월30일까지 4.1%로 제한한다. 기아는 내년 5월1일부터 2024년 4월30일까지 2.1%, 2024년 5월1일부터 2025년 4월30일까지 2.9%로 제한한다.

 

중고차 매입에 대해서는 신차를 구매하려는 고객의 중고차 매입 요청 시에만 매입하도록 했다. 매입한 중고차 중 인증중고차로 판매하지 않는 중고차는 경매 의뢰하도록 했다. 이번 사업조정 권고는 다음 달 1일부터 2025년 4월 30일까지 3년 간 적용된다. 

 

현대차·기아는 "대승적 차원에서 권고 내용을 따르고, 중고차 소비자들의 권익 증대와 중고차 시장의 양적·질적 발전, 기존 중고차업계와의 상생을 목표로 중고차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기아는 내년 1월 시범 사업을 선보이고 5월부터는 인증중고차를 소비자들에게 본격적으로 공급하면서 사업을 개시할 예정이다. 또 중고차 통합정보 오픈 시스템을 구축해 정보의 독점을 해소하고, 중고차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방침이다.

 

아울러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도 이번 사업조정 결과에 대해 "중고차 시장 선진화에 대한 그동안의 소비자 요구와 국내산의 수입산과의 역차별 해소 필요성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KAMA는 "가장 나쁜 규제는 창의성과 혁신, 그리고 경쟁을 제한하는 진입 규제"라며 "이번 사례를 계기로 기업들의 자유로운 시장 진입을 보장하되 불공정 행위에 대해서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장 감독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부 기능의 조정을 근본적으로 검토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