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 이상 사전예약자에 대한 코로나19 4차 예방접종이 시작된 4월25일 서울 강서구 부민병원을 찾은 시민들이 접종을 대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정부가 하반기 새로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출현 가능성을 우려해 백신 재고를 유연하게 관리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다만 오미크론 유행 상황이 지속될 경우 60세 미만의 4차 접종은 필요하지 않다는 전문가들 의견도 동시에 나온다.
8일 질병관리청(이하 질병청)에 따르면 이날 기준 국내에 남은 코로나19 백신은 총 1544만4000명회분이다. 백신 종류별로 보면 △화이자 826만회분 △화이자 소아용 19만1000회분 △모더나 339만회분 △얀센 198만6000회분 △노바백스 161만6000회분 등이다.
이 때문에 정부는 잔여 백신의 해외 공여도 타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 양동교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백신관리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외교부를 중심으로 외교 채널을 통해 다양하게 해외 국가의 (백신) 수요를 파악하고 있다"라며 "국가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협의가 구체화되면 상세하게 안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모든 잔여 백신이 해외 국가에 공여될 가능성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하반기쯤 새로운 변이가 나타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하반기에 새로운 변이가 나타나 백신을 우회(회피)하는 것으로 확인되면 백신 회사들이 변이에 적합한 방식으로 개량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공급받도록 계약한 만큼 새 변이 출현 가능성을 대비한 전 국민 접종 물량을 유지할 필요성이 있다"라고 밝혔다.
손영래 반장은 또 "이러한(백신을 회피하는) 변이가 나타나지 않으면 현재 백신 여유량이 필요량보다 많은 상황"이라며 "백신 공급 회사들과 계약 일정 조정 또는 세계적으로 공여 가능한 집단, 국가들과 협상을 동시다발적으로 전개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는 새로운 변이 없이 오미크론 유행 상황이 지속된다면 고령층을 제외한 추가 백신 접종 필요성이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현재 60세 이상 고령층을 중심으로 4차 접종이 시행 중인데, 이들을 제외한 연령대가 3차 접종 후 돌파감염됐다면 4차 접종과 동일한 효과를 얻는다는 이유에서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12월에 3차 백신 접종을 하고 3월에 오미크론에 걸렸다면 이 자체가 4차 접종이 된다"라며 "그렇기 때문에 추가로 접종할 필요는 없다"라고 말했다.
추가 백신 접종보다는 예방용 항체치료제, 항바이러스제와 같은 치료 옵션 다양화를 중심으로 방역 정책이 수립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단기간에 걸쳐 개발된 코로나19 백신을 압축적으로 접종하기보다 꼭 필요한 이들만 선별해 접종해야 한다"라며 "오미크론 유행이 지금처럼 이어진다면 항바이러스제 처방 등 치료옵션을 다각화하는 쪽이 바람직하다"라고 강조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