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주 기자] 오미크론 변이 확산과 우크라이나 사태 영향으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이 3.5%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는 지난해 11월 전망한 4.6%보다 1.1%포인트 낮은 수치다.
17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발표한 '2022년 세계 경제 전망(업데이트)'에 따르면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은 지난해 11월보다 1.1%포인트 내린 3.5%로 전망했다. 이는 앞서 제시한 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치(3.6%)보다 낮은 수준이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 3.6%, 유로 지역 2.8%, 일본 2.0%, 중국 5.1%, 인도 8.1%, 아세안 5개국은 5.1%로 전망됐다. 특히 러시아는 대러 제재로 인한 금융시장의 충격과 높은 인플레이션 등을 이유로 -9.5%의 역성장이 전망됐다.
지난해 11월 KIEP는 2022년 세계 경제 성장률을 4.6%로 예측한 바 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주요 선진국의 경기회복 흐름이 지속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불과 6개월 만에 성장률 전망치는 1.1%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은 3.6%다. 내년에는 올해와 마찬가지로 △높은 인플레이션 △글로벌 공급망 교란 △긴축적 통화정책 기조 △전쟁 장기화 △코로나19 재확산 등을 주요 하방요인으로 꼽았다.
KIEP가 꼽은 2022년 세계 경제 키워드는 '정책 전환기, 경로의 초불확실성'이다. 특히 △높은 인플레이션 △글로벌 공급망 교란 △전쟁 장기화 △긴축적 통화정책 기조 △코로나19 재확산 등이 경제 성장 하방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KIEP 측은 "전쟁으로 공급망 교란과 수급불균형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이 더욱 커지면 코로나19 이후 경기회복과 물가안정 사이에서 상충관계에 놓인 통화당국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미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의 경기회복세는 둔화세를 맞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미국은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공급망 교란과 인플레이션, 긴축 통화정책 기조 등으로 성장세가 둔화할 것이라고 예측됐다. 유로 지역과 영국은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과 공급망 교란 등으로 느린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일본의 경우는 3월 21일 방역조치를 완화한데다, 확장적 재정정책을 추진하면서 민간소비·설비투자·정부지출 등에서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다.
선진국 둔화와 마찬가지로 신흥국에 대한 전망도 밝지 않다.
확정적 재정정책과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은 전쟁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과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봉쇄조치로 성장 전망이 어둡다.
중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5.1%로 종전 전망치보다 0.4%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인도는 국제유가 상승 등 대외여건 악화로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7.4% 성장률을 예상했다.
다만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베트남 등 아세안 5개국은 코로나19 발생 이전의 성장세를 회복해 5.1%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미국의 통화정책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영향을 받고 있는 원달러 환율과 관련해서는 중국의 봉쇄 정책에 따른 위안화 약세가 원달러 환율에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영식 KIEP 국제거시금융실 선임연구위원은 "우크라이나 전쟁보다는 중국 쪽이 더 중요하다. 원달러 환율은 중국이 봉쇄되면서 위안화가 평가 절하된 뒤 가파르게 올랐다"며 "중국 봉쇄를 이번 달에 어느 정도 완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1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2년 세계 경제 전망(업데이트)'을 발표했다. 사진은 부산항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김현주 기자 kkhj@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