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용윤신 기자] 올해 1분기 우리나라의 대외채무가 6541억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외국인의 국내 채권 투자, 연초 수출입 은행의 대규모 외화채권 발행에 따른 결과다.
아울러 내국인의 서학개미 운동 열풍에 대외금융자산도 2조1893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다만 건전성 지표는 여전히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한국은행은 평가했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22년 1분기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우리나라의 대외채무는 6541억 달러로 전 분기 말보다 217억 달러 증가했다. 이는 통계 편제 이래 최대치다.
대외채무 중 만기가 1년 이하인 단기외채가 102억 달러 증가한 1749억 달러를 기록했고, 장기외채는 115억 달러 늘어난 4792억 달러로 파악됐다. 단기외채는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경우 급격히 빠져나갈 우려가 큰 자금을 뜻한다.
한은 관계자는 "대외채무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은 외국인들이 국내 채권에 투자하는 등의 부채성 증권 투자가 118억 달러 늘었고 수출입은행이 외화채권을 발행한 영향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수출입은행은 올해 1월 30억 달러 규모의 외화채권을 발행한 바 있다.
지난 1분기 대외금융자산은 전 분기 말 대비 109억 달러 증가한 2조1893억 달러로 역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내국인의 서학개미 운동 등 해외 주식 투자 열풍으로 직접투자에서 203억 달러가 증가한 탓이 컸다.
반면 같은 시기 대외금융부채는 1조4933억 달러로 전 분기보다 255억 달러 감소했다. 외국인의 국내 채권 투자는 증가했지만 주식 투자 감소로 전체 국내 증권 투자가 504억 달러 줄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순대외금융자산은 전 분기 말보다 364억 달러 증가한 6960억 달러로 역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순대외금융자산은 국내 거주자의 대외금융자산(해외투자)에서 외국인의 대외금융부채(국내투자) 잔액을 뺀 수치다. 순대외금융자산이 플러스일 경우, 우리나라가 해외에 줘야 할 부채보다 받을 자산이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하며 마이너스일 경우 그 반대다.
한편 준비자산(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비율은 38.2%로 전분기 대비 2.6%포인트 증가했다. 단기외채비율은 대외지급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활용된다.
외채 건전성을 뜻하는 대외채무(총외채) 대비 단기외채 비중도 26.7%로 전 분기(26%)보다 0.7%포인트 올랐다. 지표가 낮을수록 안정적으로 평가받는다.
같은 기간 대외채권(1조798억 달러)은 5억 달러 감소했다. 이에 따라 대외채권에서 대외채무를 뺀 순대외채권은 222억 달러 줄어든 4257억 달러로 파악됐다.
한은 관계자는 "단기외채비율이 증가한 것은 외국인의 국내 채권 투자가 증가한 탓이 크다"며 "외국인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는 점에서는 대외 신인도가 나쁘다 볼 수 없다"고 분석했다.
한편 기획재정부도 향후 재정거래 유인 확대에 따른 단기차입이 증가할 경우 외채 만기 구조가 단기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외채 만기 구조가 장기화될 수 있도 공공기관의 장기 외화채 발행을 적극 협의해 외화자금 공급이 재정거래 유인 축소 및 단기외채 증가세 둔화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22년 1분기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우리나라의 대외채무는 6541억 달러로 전 분기 말보다 217억 달러 증가했다. 사진은 서울 한 은행의 직원이 달러화를 확인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용윤신 기자 acech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