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4일 오전 서울 은평구 청구성심병원을 찾은 어르신이 코로나19 화이자 4차 백신접종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후유증 위험 감소를 두고 상반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국내 전문가들 역시 롱코비드 상황에서의 백신 역할론을 다르게 해석하는 모양새다.
30일 의학 전문지 의학 전문지 '란셋(Lancet)'에 발표된 논문을 보면 백신 접종이 코로나19 후유증 위험을 최대 50%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 란셋에 게재된 이번 연구는 2020년 12월부터 2021년 7월까지 124만여명을 대상으로 영국에서 치러졌다. 연구 결과 백신 접종 이후 코로나19에 감염된 집단은 미접종 상태에서 감염된 집단에 비해 롱코비드 위험이 절반까지 내려갔다.
반면 같은 해 11월 국제학술지 '네이처'에는 반대 결과를 담은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따른 롱코비드 위험 감소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내용이 골자다.
코로나19 후유증은 일반적으로 감염 이후 증상이 지속되거나 새롭게 발생하는 현상으로 여러 신체 부위에서 나타난다.
신체 부위별 대표적 롱코비드 증상으로는 △두통, 기타 인지 장애, 뇌졸중 △기침, 숨가쁨 △멍, 발진 △심장 두근거림, 심부전 △맛 또는 냄새 상실 △급성 신장 손상 및 신부전 위험 증가 등이 있다.
코로나19 감염 이후 장기간 후유증이 지속되는 원인은 명확하지 않다. 현재로선 코로나19 감염으로 면역 체계가 교란됐거나 바이러스가 남아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모방 항체 생성으로 면역체계가 자신의 항체를 공격하는 자가면역 반응이 유발하거나 활성을 가진 바이러스가 계속 체내에 남아 증상 또는 기관 손상을 일으킨다는 추정이다.
국내 전문가들은 두 건의 연구 결과가 발표되자 상반된 견해를 보였다. 먼저 백신을 접종하면 코로나19에 감염되더라도 체내 바이러스 양이 줄어 후유증 위험도 감소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백신을 접종해도 시간이 지나면 항체가가 떨어져 코로나19에 감염된다"라면서도 "백신을 맞았다면 코로나19에 걸렸을 때 바이러스의 양이 적어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정기석 교수는 그러면서 "백신을 맞고 안 맞고는 비가 올 때 우산을 쓰느냐 쓰지 않느냐의 차이"라며 "비로 옷이 젖는 건 같겠지만 우산을 쓰면 조금이라도 덜 적는 것과 같은 원리"라고 설명했다.
반면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연령대와 성별 등의 조건마다 롱코비드 증상이 다르게 나타나며, 개인차 역시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
천은미 교수는 "롱코비드 증상은 55세 이상이면서 여성인 경우 상대적으로 강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라면서도 "개인마다 차이를 보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보다 많은 양의 데이터가 쌓이고 추가적인 연구 결과가 나와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