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제과업계 1위 자리를 두고 오리온과 롯데제과가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올 1분기 역시 오리온의 완승으로 끝났다. 롯데제과는 롯데푸드와의 합병을 통한 경쟁력 강화로 반격에 나선다.
30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롯데제과(280360)는 지난 27일 서울 영등포구 롯데제과 본사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롯데푸드(002270)와의 합병 결의안을 승인했다. 존속법인인 롯데제과가 롯데푸드를 흡수하는 구조로 합병은 오는 7월1일 완료된다. 다만 통합의 따른 혼란을 줄이기 위해 제과사업부, 푸드사업부를 분리해 운영할 방침이다.
롯데제과는 우선 롯데푸드와의 합병을 통해 중복된 사업이었던 빙과 조직을 통합하는 등 빙과 시장의 경쟁력을 강화한다. 또 제한적이었던 사업 영역에서 벗어나 향후 종합 식품 범주의 다양한 신사업을 전개할 예정이다.
특히 빠르게 확대되는 온라인 시장 대응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롯데제과는 이커머스 조직을 일원화하는 한편 자사몰을 통합한다. 이어 온라인 사업 전략 컨설팅 등을 통해 전용 물류센터 건설도 검토한다. 이를 통해 현재 10% 미만인 온라인 매출 비중을 2025년까지 25%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게 롯데제과의 계획이다.
롯데제과가 롯데푸드와의 합병할 경우 매출 규모도 커진다. 롯데제과의 IR자료에 따르면 합병후 롯데제과의 단순 매출 합산액은 연간 3조8000억원에 이른다. 영업이익도 연간 1500억원 수준까지 오른다. 합병 후 시가총액은 1조1200억원 수준이다.
서울 시내 한 편의점에 진열된 오리온 과자와 롯데제과 과자. (사진=유승호 기자)
특히 롯데제과는 제과시장에서 경쟁업체
오리온(271560)에게 지속적으로 밀렸던 만큼 롯데푸드와의 시너지를 통해 반격에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리온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65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5%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5% 증가한 1086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롯데제과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0.4% 감소한 5058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10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58% 줄었다. 원재료비 상승으로 인한 부담이 실적에 영향을 줬다는 게 롯데제과의 설명이다.
오리온과 롯데제과는 제과업계 1위 타이틀을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2015년 오리온이 제과업계 1위 자리에 오른 뒤 4년간 타이틀을 지켰다. 이후 2019년 롯데제과는 오리온을 제치고 1위에 올랐으나 2020년 다시 오리온에게 왕좌 자리를 내줬다. 지난해도 오리온을 넘지 못하고 결국 지난해 연말 롯데제과의 수장이 교체되기도 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이번 합병으로 롯데제과는 매출규모 3조7000억원에 달하는 글로벌식품기업으로 우뚝 서게 된다”면서 “향후 그 위상에 걸맞은 우수한 인재와 인프라를 갖추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롯데제과는 이번 합병을 통해 빙과 시장에서도 우위를 점하게 됐다.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FIS)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아이스크림 시장점유율은 빙그레(28.0%)·해태(12.2%)가 합산점유율 40.2%를 기록했다. 이어 롯데제과(30.6%), 롯데푸드(14.7%) 등의 순이다.
이번 합병이 이뤄지면 롯데제과의 점유율은 45.2%를 기록하며 선두에 오른다. 롯데제과는 현재 중복된 생산·물류 라인을 축소해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브랜드도 축소해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수익성을 지속적으로 높여가겠다는 계획이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