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식 "국내 발효 ILO 협약, 제도적 보완 필요"

제110차 ILO 총회서 "노사관계 당사자 입장 고려해 달라"
"파업 시 대체 근로 허용 등 사용자 대항권도 개선해야"

입력 : 2022-06-07 오후 6:00:00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7일 전 세계 노사정 대표에게 올해 국내에서 발효된 국제노동기구(ILO) 핵심 협약에 대한 제도적 보완을 호소했다.
 
이날 오후 6시(한국 시각) 열린 제110차 ILO 총회에서 손경식 회장은 한국 경영계 대표로 진행한 연설을 통해 "한국에서는 올해 4월부터 ILO 핵심 협약 제87호, 제98호, 제29호가 발효됐다"며 "이들 협약이 성공적으로 이행되기 위해서는 노사 간 힘의 균형을 회복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비준된 ILO 핵심 협약 내용에서 노조의 단결권을 강화했던 것처럼 파업 시 대체 근로 허용, 부당 노동 행위에 대한 사용자 처벌 규정 삭제, 노동쟁의 시 노조의 사업장 점거 금지 등의 노동법 입법을 통해 사용자의 대항권도 개선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ILO도 한국의 노사관계가 조속히 선진화될 수 있도록 노사관계 당사자들의 다양한 입장을 균형 있게 고려해 주시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지난 4월20일부터 발효된 ILO 핵심 협약 제29호는 강제 또는 의무 노동에 관한 협약, 제87호는 결사의 자유와 단결권 보호에 관한 협약, 제98호는 단결권과 단체교섭권 원칙의 적용에 관한 협약이다. 
 
7일 제110차 국제노동기구(ILO) 총회에서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한국 경영계를 대표해 전 세계 노사정 대표에게 화상으로 연설하고 있다. (사진=한국경영자총협회)
 
손 회장은 "코로나 팬데믹은 전 세계 경제와 노동 시장에 엄청난 충격과 피해를 남겼다"며 "팬데믹으로 사라진 전 세계 일자리 2억5500만개 중 2200만개는 여전히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여기에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와 글로벌 공급망 차질, 인플레이션 리스크까지 더해지면서 초대형 복합 위기인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이러한 상황에서 위기에 취약한 '최저개발국'에 대한 국제 사회의 연대와 협력을 강조한 올해 '사무총장 보고서' 메시지에 공감한다"며 "최저개발국의 저성장과 실업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기업이 자유롭게 투자하고,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일자리 창출의 주체는 기업"이라며 "과감한 규제 개혁과 기업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을 통해 경제와 기업의 활력을 높이고, 이것이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한 팬데믹으로 피해를 본 기업들을 지원하고, 디지털 대전환 과정에서 태동한 신산업이 더 발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제110차 ILO 총회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1일까지 187개국 회원국 노사정 대표가 참석해 회원국의 협약과 권고 이행 현황, 산업 안전 분야 기본노동권 포함과 핵심 협약 선정, 도제 제도 관련 국제 노동 기준 마련 등 논의를 진행한다.
 
이번 총회는 스위스 제네바 ILO본부와 UN본부에서 대면과 화상 병행 방식으로 진행되며, 대면 방식은 팬데믹 영향으로 3년 만에 개최됐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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