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반도체 인력 가뭄 '심각'…업계 "터질 게 터졌다"

(반·배·디 인재전쟁①)신규 양성·인재 유출 방지 '시급'
연간 부족 인력 1만명…대학 정원은 약 1000명 불과
삼성전자·SK하이닉스 대규모 증설…"핵심 인력 잡아야"

입력 : 2022-06-13 오전 6:00:10
 
 
[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반도체업계의 인력 가뭄 문제가 급부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만성적인 인력 부족에 시달려왔는데 '터질 게 터졌다'는 분위기다.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등 대기업을 비롯해 소재·부품·장비(소부장)업체까지 대규모 증설에 나서고 있어 무엇보다도 인력 풀을 구성하는 게 최우선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발맞춰 정부가 반도체 관련 교육 과정 신설·확대 관련 진두지휘에 나서면서 이같은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감돈다.
 
다만 일각에서는 새로운 인력 양성보다 기존 고급 인력 이탈을 막아야한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된다.
 
12일 한국반도체산업협회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제조사들과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 등 국내 반도체 업계에서 부족한 인력은 약 3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협회는 이같은 상황이 계속될 경우 향후 10년간 누적 부족 인력이 3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개별 기업들이 구체적인 채용 규모를 밝히지는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올해 5000여명 안팎, SK하이닉스는 1000여명 안팎의 반도체 인력을 각각 채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소부장 업체 등까지 포함하면 연간 국내 반도체 인력 채용 규모는 1만여명 안팎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반면 대학에서 배출되는 반도체 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실제로 카이스트 등 기업들과 채용조건을 계약한 주요 7개 대학의 2023학년도 계약학과의 반도체 학과 신입생 모집 인원은 360명에 불과하다. 입학 후 선발되는 서울대 연합전공 인공지능반도체공학부 80명을 합쳐도 440명 수준이다. 계약학과 외 정원을 포함하면 약 1000명 정도로 집계된다. 연간 채용 규모 1만명 중 10분의 1에 그치는 셈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을 방문해 이재용 부회장의 안내를 받으며 공장을 시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같은 인력난에 정부도 두팔을 걷어붙였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7일 국무회의에서 '반도체 특강'까지 열고 "우리나라가 더 성장하고 도약하려면 첨단산업을 이끌어갈 인재를 공급해야 한다"며 "인재 양성이 가장 절박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교육부는 과학기술 인재를 공급하는 역할을 할 때만 의미가 있다"며 "혁신을 수행하지 않으면 교육부가 개혁 대상이 될 수 있다"며 교육부를 강하게 질타하기도 했다.
 
교육부는 반도체 관련 학과의 정원을 2만명 수준으로 확대하는 방안 등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지난 9일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를 찾아 "첨단산업 인재 양성을 위해 수도권과 지방 대학의 정원을 획기적으로 늘리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대규모 신규 인력 양성안보다 기존 유능한 인재들을 붙잡는 게 우선시돼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수년간 인력난이 누적된 가장 큰 이유도 '현실적인 고용 여건'이 꼽힌다. 박사급 핵심 인재는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어 각 업체들도 뚜렷한 대응책이 없다는 입장이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근에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반도체 인력 수급 문제에 대한 논의들이 많이 있고 반도체 전문 인력에 대한 강한 의지가 보이는데 가장 큰 문제는 로열티 문제"라며 "더 나은 근무 환경, 보수체계, 인프라 등이 수반돼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 정부는 이같은 현실적 문제에 대한 세부 사안 관련 고민과 토의를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하고 부족한 부분을 경청하는게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뚜렷한 대안이 제시되지 못할 경우 반도체 인력난은 한층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평택과 청주 등에 대규모 증설에 나서고 있어서다. 먼저 삼성전자는 평택캠퍼스에 총 6개의 반도체 팹을 추진중이다. 총부지 면적은 289만㎡으로, 기흥(145만㎡)과 화성(159만㎡) 사업장을 더한 수준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가 될 전망이다.
 
1공장(P1)과 2공장(P2)은 가동중이며 3공장(P3)은 하반기 양산을 앞두고 있다. 4공장(P4) 기초 공사도 진행되고 있으며 향후 5공장(P5)과 6공장(P6), 53층 규모의 통합사무동도 짓고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용인반도체클러스터 구축과 동시에 충북 청주 43만3000여㎡ 부지 내 신규 반도체 공장 설립을 검토중이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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