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LG전자(066570)가 전세계 최대 크기인 97형 OLED TV 출시 막바지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제품의 화질은 4K다. 고가의 8K TV 시장이 콘텐츠 부족 등을 이유로 수요가 꺾인 상황에서 '화질 보다 크기'를 내세운 신형 TV 출시가 시장에 몰고 올 파급력에 관심이 쏠린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LG전자는 국립전파연구원 전파시험인증센터로부터 'OLED97G2KNA' 제품의 전파 적합성평가 인증 등록을 완료했다. 통상 전파인증을 거쳤다는 것은 국내 제품 출시가 임박했다는 의미로 이르면 내달 중 해당 제품이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지난 3월 올해 출시될 22종의 OLED TV 라인업을 발표하면서 97형의 연내 출시를 알린 바 있다. 97형 신제품은
LG디스플레이(034220)의 차세대 패널 OLED.EX가 탑재되고 모델명처럼 G시리즈에 포함된다. LG전자 관계자는 "G시리즈로 출시되는 것은 맞으나 97형은 기존에 없던 영역으로 차별화 될 것"이라며 "정확한 출시일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하반기 중에 제품이 출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 모델이 'SID 2022' 전시회에서 97인치 'OLED.EX'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LG디스플레이)
앞서 LG디스플레이는 지난달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SID 2022' 전시회에서 97형 OLED.EX를 처음 전시했다. OLED.EX는 유기발광 소자에 '중수소 기술'과 '개인화 알고리즘'으로 이뤄진 'EX 테크놀로지'를 적용한 패널이다.
새로운 디스플레이 패널은 화면밝기(휘도)를 30% 높이고 환경에 구애받지 않는 완벽한 블랙을 구현한다. 완벽한 블랙이란 명암비가 높다는 것을 뜻한다. 명암비는 화질을 이루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밝은 영역과 어두운 영역의 대조를 의미한다. 높은 명암비를 가지는 패널은 낮은 명암비의 패널 보다 더 사실적으로 이미지를 표현한다.
LG전자가 출시 예정인 97형 올레드 TV는 4K 모델이다. 모델명에 포함된 G시리즈가 4K를 의미한다. 기존 공개된 출하가는 유럽 기준 2만5000유로 수준이다. 우리돈으로 환산하면 약 3300만원이다. 이는 최고화질인 Z시리즈 8K 88형 TV의 가격과 2만4999달러(약 3200만원)와 비슷하다.
최근 업계 안팎에서는 8K 화질 TV의 시장성이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전 세계 시장에 출하된 8K TV는 17만7800대 수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가량 줄었다. 블랙프라이데이 등 대규모 할인 행사가 연말에 집중됐지만 판매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셈이다. 옴디아는 "8K가 소비자에게 어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며 "출하량이 정점을 지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97형 OLED TV가 3000만원대의 가격으로 출시된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다. 이미혜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8K TV 수요가 정점을 지나 떨어지고 있는 모습"이라며 "8K TV로 즐길 수 있는 고화질 콘텐츠가 현실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소비자들이 굳이 고가의 8K TV를 살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8K TV 보다 4K의 유용성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OLED TV 시장은 최근 프리미엄급을 중심으로 가파르게 성장중이다. 옴디아에 따르면 1500달러 이상 고급 TV 시장에서 OLED TV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출액 기준 2019년 26%에서 2021년 4분기에는 41%로 확대됐다. 올해는 42.1%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