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종서 기자] 지난해 해외 보건·환경 보호 등 기술 규제가 늘면서 수출 기업의 활동을 가로막는 무역기술장벽(TBT)이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더해 TBT가 매년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5일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이 발간한 '2021 TBT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이 발행한 TBT 통보문은 3966건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경신했다.
TBT는 국가 간 서로 다른 기수귤정이나 표준, 적합성 평가 등을 적용해 상품의 자유로운 이동을 방해하는 등 무역에 방해가 될 수 있는 기술적 장애요소를 뜻한다. WTO 회원국은 자국 기술규제를 제·개정할 때 이를 문서로 통보한다.
특히 에너지 효율규제·에코디자인·폐기물 처리 등 건강과 보건, 환경보호에 관한 기술규제 신설 비율이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보건·환경 분야 규제를 도입하기 시작한 우간다와 케냐 등 아프리카 국가는 통보문 발행 상위 10개국의 절반을 차지했다.
우리나라 관련 분야 수출 기업의 아프리카 시장 진출에 급제동이 걸린 셈이다. 삼성전자와 포스코 등 주요 기업들도 해외 기술 규제 정보 파악 및 불합리한 기술 규제 해결을 위한 해외 규제 당국과의 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표원은 해외 규제당국과 145건의 TBT 협상을 실시하는 등 수출애로 해소에 주력하고 있다. 국표원은 지난해 유렵연합(EU) 에코디자인 및 인도 화학물질 인증 등 총 56건의 수출 애로를 해소했다.
국표원은 또 국내 주요 수출기업이 참여하는 '무역기술장벽 대응 기업간담회'를 여는 등 해외 규제 대응을 위한 정부와 민간의 소통 강화에 나서고 있다.
국표원은 향후 탄소중립 흐름과 디지털 전환 가속화로 새로운 유형의 기술규제가 정교해질 것으로 보고 TBT 대응전략 수립에 힘을 쏟겠다는 방침이다.
이상훈 국표원장은 "변화하는 국제통상 여건에서 민·관이 합심해 TBT 대응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통해 치열한 세계 시장에서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15일 산업부 국가표준원이 발간한 '2021 무역기술장벽(TBT)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이 발행한 TBT 통보문은 3966건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경신했다. 사진은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부산 신선대부두. (사진=뉴시스)
세종=김종서 기자 guse1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