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주 기자] 구광모 대표가 이끄는 LG그룹과 구본준 회장이 진두지휘하는 LX그룹의 친족독립경영이 인정됐다. 특히 내부거래 비중 감소를 위한 후속조치 계획도 제출한 만큼, 공정당국은 3년간 독립경영 인정 요건 충족 여부와 부당 내부거래 등의 모니터링에 집중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LX홀딩스 등 12개사의 친족독립경영(친족분리) 신청내용을 검토한 결과, 친족독립경영 인정 요건을 모두 충족하는 등 LG로부터의 친족분리가 인정된다고 23일 밝혔다.
LG는 LX홀딩스 등 12개사가 동일인 구광모 대표의 친족인 구본준(숙부, 혈족 3촌) 회장에 의해 독립적으로 경영한다며 지난 5월 3일 친족분리 인정을 신청한 바 있다.
공정거래법상 친족독립경영 인정을 보면 △양사 간 지분보유율이 상장사 3% 미만, 비상장사 10%·15% 미만 △양사 간 임원겸임이 없을 것 △양사 간 채무보증이 없을 것 △양사 간 자금대차가 없을 것 △양사의 동일인 또는 친족이 부당지원이나 총수일가 사익편취 행위와 관련 법 위반 전력이 없을 것 등을 요건으로 두고 있다.
LG와 LX는 상장사 3% 미만, 비상장사 10%·15% 미만의 지분을 보유해 지분보유율 요건을 충족한다. LG 측이 보유한 LX 계열회사 주식은 상장사 4개사, 3% 미만이다. LX 측이 보유한 LG 계열회사 주식은 상장사 8개사, 3% 미만으로 비상장사 1개사, 15% 미만이다.
또 LG와 LX는 임원겸임, 채무보증, 자금대차, 법 위반 전력이 없다.
이번 친족분리를 통해 LG는 전자·화학·통신서비스에, LX는 반도체·물류·상사 등 주력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독립·책임 경영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복잡한 출자고리로 연결된 대기업집단이 소그룹으로 나눠 소유·지배구조가 명확해지고 경제력 집중도 완화될 전망이다.
LX 계열사인 LX판토스, LX세미콘의 LG 계열회사에 대한 거래 비중은 각각 58.6%, 24.2%로 동종업종 평균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에 LX와 LG 측은 내부거래 비중 감소를 위한 후속조치 계획을 제출한 상태다.
LG의 화주기업인 LG전자, LG화학은 해상운송거래에 경쟁입찰제도를 전면 도입하는 등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물류일감을 개방할 예정이다. LX는 외부 거래선 규모 확대, 해외시장 매출 확대 및 신규사업 분야 진출 등을 통해 내부거래 비중 감소를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LG는 사외이사를 중심으로한 내부거래위원회를 운영하고 LX 계열사와 거래에 대해 사익편취 규제 대상 거래에 준하는 심의 기준을 적용할 계획이다. 2021년 7월 이후 '물류 일감개방 자율준수기준'을 시행하는 LG와 LX는 경쟁입찰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친족분리 이후 3년 간 독립경영 인정 요건 충족 여부를 감시하고 분리 전 기업집단과 친족분리 회사 간의 부당 내부거래 등에 대한 모니터링에 집중한다. 현행 친족독립경영 인정으로 기업집단에서 제외된 회사가 3년 이내에 제외 요건에 해당하지 않게 되면 제외 결정을 취소할 수 있다.
민혜영 공정위 기업집단정책과장은 "친족분리는 경쟁력 있는 주력사업 육성, 소유·지배구조의 명확화, 경제력 집중 완화 등의 긍정적 효과가 있다. 친족독립경영 인정 요건을 충족하는 기업집단에 대해서는 친족분리를 권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3일 공정거래위원회는 LX홀딩스 등 12개사의 친족분리 신청 내용이 공정거래법에서 명시한 친족독립경영 인정 요건을 모두 충족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구광모 LG그룹 회장(사진 왼쪽부터), 구본준 LX그룹 회장. (사진=뉴시스)
세종=김현주 기자 kkhj@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