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가 미국에 투자한 금액이 역대 최대폭을 기록했다. 미국 주가 상승으로 개인 해외 투자자인 '서학개미'가 크게 늘어난데 따른 결과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2021년 지역별·통화별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의 대외금융자산 잔액은 1조7153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778억 달러 증가했다. 여기에는 외환보유액을 의미하는 준비자산 4631억 달러는 운용 내역을 공개하지 않는 국제적 관례에 따라 제외된다.

 

투자 지역별로는 미국에 대한 투자가 6750억 달러(비중 39.4%)로 가장 많았고, 유럽연합(EU) 2360억 달러(13.8%), 동남아시아 2149억 달러(12.5%), 중국 1646억 달러(9.6%) 등 순으로 집계됐다.

 

전년 말 대비 지역별 증감액을 살펴보면 미국에 대한 투자잔액이 1418억 달러 증가했다. 이는 2002년 말 관련 통계 편제 이래 최고 수준이다. 직전 최고치는 2020년 1277억 달러를 기록한 바 있다. 또 유럽연합(115억 달러)과 중국(89억 달러) 등도 증가세를 보였다.

 

이영우 한은 경제통계국 국외투자통계팀 과장은 "미국에 대한 투자잔액이 증가한 것은 대미 증권 투자 확대, 미국 주가 상승 등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며 "특히 지난해 우리나라의 해외 증권 투자가 미국 주식 시장을 중심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대외투자를 형태별로 살펴보면 직접투자는 미국(1438억 달러, 비중 25.4%)과 동남아(1225억 달러, 21.6%)가 많았다. 또 증권투자는 미국(4568억  달러, 54.7%), 유럽연합(1339억 달러, 16%), 기타투자는 미국(714억 달러, 24.9%)에 대한 투자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화별 대외투자 잔액은 미 달러화가 1조56억 달러(58.6%)로 가장 많았고, 유로화 1687억 달러(9.8%), 위안화 1210억 달러(7.1%)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말 우리나라에 대한 외국인투자(대외금융부채) 잔액은 지난해 말 1조5188억 달러로 전년 말(1조4934억 달러)에 비해 255억 달러 증가했다.

 

우리나라에 대한 투자를 통화별로 보면 원화가 1조456억 달러(68.8%)로 가장 많았고, 미 달러화 3684억 달러(24.3%), 유로화 365억 달러(2.4%), 일본 엔화 119억 달러(0.8%), 중국 위안화 101억 달러(0.7%) 등 순으로 나타났다.

 

전년 말 대비 지역별 증감액을 보면 동남아(357억 달러), 중국(57억 달러) 등 투자 잔액이 증가했으나 미국(-177억 달러), 일본(-51억 달러), 유럽연합(-48억 달러) 등은 감소했다.

 

투자 형태별로 보면 원화는 직접투자 2139억 달러(비중 82.2%), 증권투자 8011억 달러(80.8%)에서 가장 많았고, 미 달러화는 기타투자 1622억 달러(68.8%)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