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과 경기침체 우려 등 여러 가지 악재로 코스피 지수가 2400선이 재차 붕괴됐다. 고(高)금리·유가·환율,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더해 여러 가지 악재가 겹치며 투자심리가 급격하게 얼어붙은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4.10포인트(1.82%) 내린 2377.99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는 이달 초 2658.99에서 11.46% 가량 떨어졌다. 코스닥 지수는 762.35에 거래를 마쳤다. 월초(893.36) 대비 14.66% 폭락한 수준이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이 여파로 국내 증시는 하락 폭이 두드러졌다. 미국이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한 만큼 국내 증시 변동성은 더 커질 전망이다.
금리 인상으로 빚투, 영끌족도 궁지에 몰렸다. 기준금리 인상에 발맞춰 증권사들이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올리고 있어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최근 윤석열 정부는 감세와 규제 완화방안을 담은 첫 경제정책을 발표했다. 주식 양도소득세가 부과되는 대주주 기준을 완화하고, 증권거래세를 0.20%로 인하, 주식·펀드 등 금융투자소득에 매기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시행을 2년간 유예하는 방안이 골자다.
정부가 내놓은 증시 규제 완화 정책에 따라 개인의 세금 부담이 완화되며 국내증시 안정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일부 자산가들에 국한된 부자 감세라는 비판도 나온다.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공매도가 증시 폭락을 부추긴다며 현재 부분 시행하고 있는 공매도를 다시 금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주식시장 안정화 조치의 일환으로 2020년 3월 공매도 금지 조치를 시행한 바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시장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되고 정부가 개입하지 않으면 시장의 어떤 정상적인 기능 자체에 제한이 생길 것 같은 상황이 오면 시장 상황에 따라서 필요한 시장 안정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현재로서는 당국이 공매도 금지 조치와 관련해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개인 투자자들은 공매도 금지 등 정부가 증시 안정화를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주기를 희망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연일 코스피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는 가운데 이제는 정부가 앞장서서 좀 더 실효성 있는 증시부양책을 내놔야 한다.
김연지 기자 softpaper61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