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고물가와 고금리·고환율이 이어지면서 국내 증시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반대로 수혜 주를 찾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수혜주에 집중하기보다는 피해야 할 업종을 추려내고, 고배당·방어주 중심의 헤지 전략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6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지난달 원·달러 환율은 전달보다 4.95% 급등했다. 이는 2011년 9월(10.43%) 이후 10년 9개월래 최대 상승 폭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23일 12년 11개월여 만에 장중 1300원을 돌파했다.
연방준비제도가 지난달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에 나선 이후 달러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23일 1300원을 돌파한 이후 1280~1300원선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연준의 예상보다 빠른 기준금리 인상과 원·달러 환율의 급등에 투자자들의 관심도 수혜주 찾기에 집중되고 있다. 다만, 일반적으로 알려진 수혜주들의 경우 실제 수혜 정도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대표적 금리인상 수혜주로 알려진 은행주들의 경우 실제론 은행에 부담이 될 수도 있다. 금리를 인상하면 예대마진의 증가로 이익 증가를 기대해 볼 순 있지만, 가계 대출이나 기업들의 부채비율이 크게 늘어난 현 상황에선 오히려 부실채권이 될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당분간 가파른 금리 상승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재무상태가 부실하고 금리 민감도가 높은 업종에 대한 투자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 한국신용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조선, 호텔면세, 항공운송, 유통 업종 등은 낮은 이자보상배율(EBITDA/이자비용) 상태가 지속되고 있어 금리 인상에 따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또한 금리 민감도가 높은 건설, 정유, 제약 등도 이자 비용 상승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시멘트나 제지 등 원재료를 수입해와 중간재를 만드는 기업들의 경우 원자잿값 상승의 수혜주로 분류되곤 하지만, 실제론 영업환경 부담만 가중되고 있다. 이미 원자잿값이 크게 오른 상황에서 환율까지 오르며, 원가가 크게 늘었음에도 이를 판가에 전가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서다.
자동차 등 완제품의 부품을 제조하는 기업들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자동차부품사들은 최근 매출액이 늘어도 영업이익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고유가와 원화 약세에 따른 원가 상승이 부담되는 상황에서 추가 시설투자 등으로 비용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한온시스템(018880)의 경우 1분기(1∼3월) 매9801억 원으로 전년 동기 전년 동기 대비 5.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04억원으로 67% 급감했다.
항공업계는 환율이 올랐을 때 직격탄을 맞는 대표적 업종이다. 항공유 구매 비용부터 항공기 장기 리스 비용 등 대부분의 비용을 달러로 결제하기 때문이다.
대한항공(003490)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순 외화부채가 약 41억달러(약 5조2000억원)로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약 410억원의 환차손이 발생한다.
증권가에선 하반기까지 코스피의 하락 추세가 이어질 수 있는 만큼 2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과대낙폭주의 기술적 반등을 노려 현금을 확보하는 등 방어적 포트폴리오 구축에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고강도 긴축, 경기침체 우려 일정부분 선반영과 바이든의 중동방문, 대중국 관세 철회 이슈가 단기 모멘텀이 될 가능성 높다”며 “2분기 양호한 실적결과를 보인 과대낙폭주의 경우 단기 가격·밸류에이션 매력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 경착륙, 침체가 가시화되는 국면에서 철저히 방어적인 투자전략 필요하다”며 “2022년 하반기 중 코스피 기술적 반등이 전개될 경우 현금비중을 확대하고, 고배당·방어주 스타일로 포트폴리오 재편하는 것이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