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곽상도 전 국회의원이 법정에서 화천대유와 #하나은행의 컨소시엄(성남의뜰 컨소시엄)이 깨질 뻔한 위기를 막아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곽 전 의원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의 청탁을 받고 이를 들어주는 대가로 뇌물을 수수했다고 의심하지만, 뇌물의 전제가 되는 컨소시엄 무산 무마 의혹 자체를 곽 전 의원은 부인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이준철)는 13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곽 전 의원과 김씨,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남욱 변호사의 공판에서 곽 전 의원의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이날 곽 전 의원은 ‘50억 클럽’ 관련 의혹에 관해 추궁하는 검찰 질문에 사실이 아니라며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검찰이 “하나은행을 상대로 컨소시엄에 잔류하길 부탁하거나 압력을 가한 적이 있느냐”고 묻자 곽 전 의원은 “(영향력을)행사한 바가 없다, 내용 자체를 모른다”고 답했다. 그는 “(검찰이)구속영장을 청구할 때 내가 청탁했다고 영장을 청구했지만, 내 이름을 알고 있다는 하나은행 사람은 기록에 등장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또 “정영학 회계사는 양모 화천대유 전무에게 들었다고 진술했지만 양 전무는 다른 얘기를 하고 있다는 게 기록에 나타나 있고, 남 변호사도 들은 적 있다고 하지만 내가 해결해줘서 고맙다고 인사한 적이 없다고 얘기한다”며 “내가 관여했다는 객관적 자료가 아무것도 없다”고 지적했다.

 

정 회계사는 곽 전 의원의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곽 전 의원이 성남의뜰 컨소시엄이 무산되는 걸 막아주는 대가로 아들 곽병채씨를 통해 50억원을 받았다는 얘기를 양 전무에게 들었다고 진술한 바 있다. 

 

당시 곽 전 의원의 변호인은 “양 전무는 검찰 조사에서 정 회계사에게 그런 진술을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곽 전 의원도 본인의 증인신문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밝히면서 자신은 성남의뜰 컨소시엄의 무산 위기를 막는 역할을 한 일이 없다고 재차 강조한 것이다. 

 

검찰은 곽 전 의원에게 재차 김씨로부터 청탁을 받은 적이 없느냐고 물었지만, 곽 전 의원은 “부탁 받은 사실도, 연락한 적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 “컨소시엄이고 뭐고 내용 자체를 모른다”면서 “잔류하니 마니 하는 얘기도 모르고 청탁 해본 적도 없다. 왜 이런 소설 같은 얘기를 나에게 뒤집어 씌우는지 궁금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이 ‘김만배-곽상도-김정태’의 연결고리를 찾아 곽 전 의원의 뇌물 혐의를 밝히려 했지만 곽 전 의원은 ‘모르쇠’로 일관하며 혐의를 부인하는 상황이다.

 

검찰은 곽 전 의원이 김씨, 남 변호사, 정 회계사 등과의 식사자리에서 김씨에게 돈을 요구하다 싸우게 됐다는 의혹에 관해서도 추궁했다. 검찰은 곽 전 의원에게 “정 회계사는 증인과의 식사 모임 중에, 증인이 김씨에게 돈을 많이 벌었으니 나눠줘야 한다고 말했고 김씨는 회사 돈을 어떻게 주느냐고 다퉜다고 한다, 남 변호사 역시 이에 관한 진술을 했다”며 “금전에 관한 다툼이 있었느냐”고 물었다. 

 

금전 관련 문제로 언쟁이 있었다는 진술이 곽 전 의원 입에서 나오면 김씨와 곽 전 의원간 유착이 있었다는 검찰 주장에 힘이 실릴 수 있다.

 

그러나 곽 전 의원은 “돈 얘기는 꺼낸 적이 없다”며 빌미를 주지 않았다. 곽 전 의원은 “김씨 사업이 궤도에 오르고 하더라도 옛날 일을 잊지 말고 사는 게 좋지 않냐고 했다가 시비가 붙었다”며 “(김씨가)후배들을 데리고 왔는데 내가 (본인을) 후배 취급하니 본인으로서는 기분이 나빴던 게 아닌지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