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주 기자] 창원시와 수원시 등의 정수장과 가정에서 유충이 발견돼 주민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환경부가 발생 원인에 대한 정밀조사와 역학분석을 시행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8월 8일까지 전국 485개의 정수장을 대상으로 일제점검을 하는 등 대응 방안을 마련했다.
2년 전 인천 수돗물 유충 사고 이후 환경부가 수도시설 운영인력 전문성 강화 등을 약속했지만 잘 지켜지지 않았다는 지적에 관해서는 사태가 마무리되면 원인을 파악하고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19일 환경부에 따르면 창원 석동정수장에서 8일부터 17일까지 발견된 유충은 684마리다. 침전지·여과지·활성탄지·정수지 등 생산계통에서 315마리, 배수지에서 34마리, 소화전에서 335마리가 발견됐다.
김동구 환경부 물통합정책관은 "이런 상황이 발생한 것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석동정수장 유충은 감소 추세에 있고 정수지에서는 17일과 18일에는 유충이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창원시는 이달 7일 오전 10시 석동정수장 자체조사를 한 뒤 급속여과지와 정수지에서 유충을 발견했고 다음 날인 8일 오후 2시 경 가정에서 유충이 발견됐다는 민원을 최초로 접수받았다. 이날 오후 5시50분 경 창원시는 낙동강유역청에 해당 건을 보고했다.
해당 깔따구 유충에 대한 정확한 종 분석이나 원인 등에 대해서는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김동구 물통합정책관은 "어디서 어떻게 유충이 나왔는지는 정밀조사와 역학분석을 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침전지를 통해 여과 과정과 활성탄 처리 과정에서 발견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택수 한국수자원공사 수질개선지원부장은 "화학 물질로 오염이 됐다면 추적 분석이 가능하지만 생물체이다 보니까 유입경로를 알기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로 파악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수원 광교정수장에서도 지난 11일 유충으로 추정되는 생물체가 발견됐다. 수원시는 12일 오후 수원시 홈페이지를 통해 해당 내용을 공개했고 활성탄흡착지를 폐쇄해 표준처리공정으로 전환하는 등 초동조치를 취했다.
2020년 인천 등 일부 지자체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견된 이후 환경부는 '수돗물 위생관리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추진 중이다. 수돗물 위생관리 종합대책에는 △정수장 시설 개선 △정수장 운영관리 강화 △정수장 운영인력 전문성 강화 △대국민 소통강화 등 4대 전략과 16개 중점 추진과제가 담겼다.
하지만 이번 수돗물 유충 사고에서도 창원 석동정수장에서 유충이 발견되고 환경부로 보고되기까지 32시간이 걸리거나 석동정수장 직원 17명 중 10명이 정수장 근무 경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미흡한 점이 발견됐다.
이에 대해 김동구 물통합정책관은 "창원시가 유충 발견 후 원인 조사를 자체적으로 하느라고 늦게 이야기를 한 부분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가 통보받은 당일 오후 현장으로 즉시 가서 철저하게 대응했다"며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정수장에서 유충이 흘러 들어가는 것을 막는 것이기 때문에 거기에 역량과 인력을 총 동원하고 있다. 이 사태가 마무리되면 (지연 등) 원인에 대해 알아보고 문제가 있다면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언급했다.
이어 "모든 수돗물 오염 사고 원인이 비슷하겠지만, 시설과 전문 인력이 중요하다. 그래서 이번에 새정부 국정과제에도 이런 내용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7월 19일부터 8월 8일까지 전국 485개 정수장을 대상으로 일제 특별 점검에 들어간다.
김동구 정책관은 "전국 정수장 중 도서지역 등 빨리 가서 조사하기 어려운 지역도 있어서 3주를 잡았는데 점검하면서 최대한 시간을 단축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사진은 깔따구류 유충이 발견된 경남 창원시 진해구 석동정수장. (사진=창원시청)
세종=김현주 기자 kkhj@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