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솔 기자]경기도의회 여야의 자리싸움이 장기화됨에 따라 원 구성이 차일피일 미뤄지며 의회 공백 상태가 길어지고 있다. 특히 물가 상승으로 경제위기가 깊어지는 상황에 민생경제 회복을 위해 도가 제출한 추가경정예산(안)의 처리 여부마저 불확실해지자 소상공인에 시민단체까지 의회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경기도상인연합회와 경기도소상공인연합회 회원 60여명은 경기도청 앞에서 지난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도의회는 더 이상 고통에 신음하는 민생을 외면하지 말라"고 조속한 개원을 촉구했다.
이어 "식물의회라는 오명을 쓴 채 자신들의 본분을 망각하고 자당의 이익에 매몰되어 도민의 힘든 삶은 안중에도 없다"며 "양당은 서로 양보와 타협의 정신을 발휘해 꼬인 매듭을 하루 속히 풀어 정상적이고 모범적인 경기도의회가 되어 주길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후 도의회 여야 교섭단체실로 자리를 옮겨 개원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긴 성명서를 전달했다.
김정영 국민의힘 수석부대표는 "저의 수많은 지인들도 다 소상공인이고, 어려운 상태다. 하루빨리 원구성 하고싶고 하루빨리 개원하고 싶고, 도민들을 도와주고 싶은데,1400만 도민을 책임지는 도지사의 진정성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박세원 더불어민주당 정무수석은 "빨리 원구성이 되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 저희도 기존보다 많이 양보하고 있다. 도지사한테는 여당이니까 추경이나 이런 부분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경기도의회는 지난 12일 제361회 임시회 1차 본회의를 앞두고 양당의 협상이 불발돼 결국 원구성이 무산됐다.
78:78 동수라는 초유의 상황으로 인해 양당은 의장 선출 방식부터 경제부지사 지명, 상임위원장 분배와 산하기관장 선출까지 모든 분야에서 갈등을 겪고 있다.
민주당은 전후반기 의장을 여야가 번갈아 가며 하자고 주장하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원칙대로 투표를 해서 결정하자고 반박하고 있어 협상이 길어지는 상황이다.
도의회 의장은 의회사무처 직원들의 인사권을 갖고 있을 뿐만아니라 안건 접수와 회부권한을 행사할 수 있어 의장이 속한 정당 당원들의 의정활동이 더욱 탄력받을 수 있다. 따라서 여야 모두 전반기 의장직을 놓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 민주당은 10대 의회보다 의석수가 늘어난 만큼 상임위를 신설하고, 예결위를 이원화하자고 주장하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인력확보방안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게다가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지난 20일 김용진 전 기재부 제2차관을 경제부지사로 임명하고 난 뒤 국민의힘은 이를 사적채용이라 비판하고 나서 집행부와 국민의힘 사이의 갈등의 골도 깊어지는 중이다.
여야의 갈등이 장기화됨에 따라 결국 피해는 도민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의사 일정이 올스톱된 상황에 비상경제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도가 의회에 제출한 긴급 추경안 접수가 미뤄졌고, 원 구성 협상이 25일까지 완료되지 않을 경우 9월 회기까지가 있을 때까지 도민들이 어려움을 오롯이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경실련은 지난 20일 성명을 통해 "11대 경기도의회 의장을 비롯한 자리다툼으로 파행을 거듭하는 등 본연의 역할을 망각하고 있다"면서 "양당은 더 이상의 극단의 대립을 머무고 타협과 소통의 정치를 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 돼 이제야 조금씩 일상을 회복하려는데 오히려 도의회가 발목을 잡고 있다"며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가난하고 힘없는 서민들로 양당은 무책임한 태도를 내려놓고 의장 선출과 원 구성을 위한 협상에 성실히 임하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경기도 상인연합회와 경기도소상공인연합회가 22일 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의회의 조속한 개원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박한솔 기자)
박한솔 기자 hs696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