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만한 새 책)'귀향'·'케이팝은 흑인음악이다' 외

입력 : 2022-07-27 오전 12:00:00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사랑과 마음으로 빚은 삶의 시어들을 엮었다. 새벽 빈 박스들을 쌓고 생의 길을 가는 구십도 허리 굽은 할머니와 나눈 짤막한 대화, 바닷가 파도 소리를 들으며 떠올린 숨 쉬는 생명에 관한 단상. 삶은 희로애락이 있기에 더욱 빛나는 법. ‘희’로 시작해 ‘락’으로 마무리되는 삶의 중간 ‘노’와 ‘애’는 배경음이고 ‘락’을 돋보이게 해주는 것임을 다시금 떠올리게 한다. “시란 마음 속 얼룩을 다스릴 수 있는”이라는 나태주 시인의 추천평이 눈에 띈다.
 
 
우리는 다정히 무르익어 가겠지
배임호 지음|꿈공장플러스 펴냄
 
동물생태학자인 저자가 동네 고양이 ‘짱이’를 따라다니며 쓴 관찰 기록이다. 짱이는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하얀 바탕에 까만 얼룩무늬 고양이. 산책하고 밥을 먹고 낮잠을 자는 짱이의 평범한 하루를 보며 고양이 생태와 습성을 자연스레 알 수 있다. 인간과 동물이 어울려 살아가는 사회에 대해 돌아보게 한다. 11만 6000마리 이상의 길고양이가 생태계 일원이 된 서울 역시 도시 계획 차원의 수립에 용이할 책이다. 고양이의 온갖 귀여운 모습을 덤으로 볼 수 있다.
 
 
길고양이 연구
이자와 마사코 지음|고향옥 옮김|히라이데 마모루 그림|웅진주니어 펴냄
 
심층 취재를 바탕으로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돼 전 세계 인류에게 보급되기까지 지난 3년의 과정을 소개한다. 백신이 개발되는 일급 보안 연구소, 기업 간 경쟁, 각국 정부와의 협상이 어떻게 이뤄졌는지를 담았다. 단순히 백신에 대한 이야기 만은 아니다. 백신 개발의 이면에 감춰져 있던 모든 것들에 대한 이야기다. 오늘날 인류의 불안과 야망, 앞으로 비슷한 팬데믹 상황이 일어날 때 어떤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지, 잘못된 것은 없는지 돌아보게 한다.
 
 
과학은 어떻게 세상을 구했는가?
그레고리 주커만 지음|제효영 옮김|브론스테인 펴냄
 
‘나비와 광장’의 시인 김규동의 문학과 삶을 돌아보고 기념한다. 총 3부 구성으로, 1부에서는 김규동의 대표 시 25편을 선정해 소개하고 2부에서는 평론가들이 김규동의 시세계를 분석하고 해설한다. 3부에는 김규동 시인의 5주기인 2016년 창비에서 비매품으로 발간됐던 추모문집 ‘죽여주옵소서’의 일부를 ‘책 속의 책’ 개념으로 수록했다. 문인 28인의 추모 산문과 임철규 교수의 평론, 김규동 시인의 모습, 시화·조소·서각 작품 사진도 실렸다.
 
 
귀향
김규동기념사업회 외 지음|한길사 펴냄
 
책은 세계를 사로잡고 있는 케이팝 근원이 흑인음악에 있다고 분석한다. 1990년대 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케이팝 주요 곡들의 곡 구성 방식, 창법, 댄스를 비롯한 퍼포먼스, 의상, 프로듀싱 영역에서 검토하고 이를 미국 흑인 음악사에 결합시킨다. 서태지, 현진영, 김건모, 솔리드부터 H.O.T, god, 원더걸스, 소녀시대, 싸이, BTS에 이르기까지 흐름을 1960년대 이후 미국 랩댄스 기반 흑인음악의 표현적 문화와 역사에 비춰낸다. 
 
 
케이팝은 흑인음악이다
크리스털 앤더슨 지음|심두보, 민원정, 정수경 옮김|눌민 펴냄
 
유럽 생활 17년. 페라리와 메르세데스 벤츠, 아우디 같은 유럽 자동차 회사에서 활동해온 디자이너인 저자는 “’딴 생각’이 디자이너로서 창의력을 발휘하는 원동력이 된다”고 말한다. 책상 위 모형 자동차 장난감 하나, 커피 한 잔, 종이 한 장은 생각을 여는 열쇠가 된다. 디자인은 삶 곳곳에서 녹아나는 결과물이지만, 보편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사소한 것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 엉뚱하고 독특한 시선에 대해 들려준다.
 
 
딴 생각
박찬휘 지음|싱긋 펴냄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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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