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배터리가 뜬다①)전기차와 함께 크는 폐배터리…70조 시장으로 성장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 연평균 34% 성장…2040년 시장 규모 74조
글로벌 대기업 선제적 투자…"정부·기업 협력 본격화로 고성장 기대"

입력 : 2022-08-09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글로벌 전기차 시장 확대와 함께 폐배터리 시장이 뜨고 있다. 폐배터리 재활용 분야는 전기차 시장의 성장과 함께 기하급수적인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폐배터리 재활용(re-cycling)이 더욱 강조되고 있는 추세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원자재 가격 급등과 수급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데다, 폐기·제조 과정에서도 친환경 흐름이 강조되고 있어서다. 
 
투자자들의 관심도 폐배터리 관련주에 쏠리고 있다. 최근 기업공개(IPO)에 나선 폐배터리 관련주 성일하이텍(365340)은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역대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2차전지 재활용업체 새빗켐(107600) 역시 상장 첫날 ‘따상’(공모가 두 배에 시초가 형성 후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9일 삼정KPMG 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규모는 2020년 145기가와트시(GWh)에서 연평균 37% 성장해 2030년 3364GWh로 커질 전망이다.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 규모도 2025년(약 8억달러)부터 연평균 34% 성장해 2040년에는 574억달러(약 74조원)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폐배터리의 재활용은 친환경 전기차 사업에 필수적이다.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에는 중금속 등 유해 물질들이 포함됐는데, 사용이 끝난 후 폐기되는 과정에서 환경오염을 불러올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이 강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전기차의 폐배터리의 처리 방법이 중요하게 다뤄지는 이유다.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은 최근 이어진 원자잿값 상승으로 더욱 부각되고 있다. 배터리는 전기차 가격의 30~40%를 차지하는데, 이중 절반 이상이 원자잿값이다. 배터리 재활용은 배터리를 분해해 원재료인 니켈, 코발트, 망간 등을 추출하는 방식이다. 수명이 다한 전기차 배터리의 원자재를 활용할 경우 전기차 가격을 낮추는 데도 도움이 된다.
 
허안환 KB증권 연구원은 “배터리 분야의 경우 원자재 가격이 상승한 점뿐만 아니라, 주요 원자재 생산국가들인 러시아, 우크라이나, 중국이 공급망의 혼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배터리 분야의 원자재를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다면, 폐배터리를 통해 원자재를 추출하는 ‘폐배터리 재활용’이 주목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중국 1위 코발트 정련업체 화유코발트와 배터리 재활용을 위한 합작법인을 설립한다. 사진은 LG에너지솔루션 중국공장. (사진=LG에너지솔루션)
 
국내외 글로벌 기업들도 폐배터리 재활용을 위한 선제적 투자에 나서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중국 코발트 정련업체 화유코발트와 폐배터리 재활용 합작법인을 설립한다. 폐배터리 재활용을 통해 확보한 양극재 주원료는 중국 내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생산공장에서 재활용할 계획이다.
 
삼성SDI(006400)도 연구소 내 폐배터리 재활용 관련 연구를 담당하는 ‘리사이클 연구랩(Lab)’ 조직을 신설했으며, 2020년 천안·울산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스크랩(금속 부스러기나 제품의 폐물)을 재활용하고 있다. SK온 역시 최초 개발한 수산화리튬 추출 기술을 앞세워 폐배터리에서 고순도 광물을 추출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밖에 에코프로(086520), 엘앤에프(066970), 고려아연(010130) 등 국내 소재 기업들은 물론, 테슬라나 중국 배터리업체 CATL 등도 신성장동력으로 폐배터리 사업을 꼽으며 공격적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허 연구원은 “원자재 수입에 의존하는 국가들은 공급망 리스크에 노출될 수밖에 없고 이를 헤지하기 대표적인 예가 폐배터리 리사이클링”이라며 “최근 새정부의 에너지정책 방향에서도 폐배터리 재활용이 비중 있게 다뤄진 만큼, 기업과 정부의 협력이 본격화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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