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신변보호를 받고 있던 여성의 주소를 흥신소에 팔아넘겨 ‘이석준 살인사건’으로 이어지게 한 전직 공무원과 흥신소 업자들이 항소심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하면서도 "형이 과하다"고 항변했다.
서울고법 형사13부(재판장 최수환)는 17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과 개인정보보호법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전직 공무원 A씨와 흥신소 업자 B씨와 C씨에 대한 공판을 열었다.
이날 A씨와 B씨, C씨는 그간 부인해왔던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다만 이들은 형이 너무 과하다며 양형부당을 주장했다.
A씨측 변호인 “A씨는 계약직 공무원으로 6년간 일했고 사건 당시 1년 정도 연장된 상태였다”라며 “정식 공무원이 아닌데 1심에서 징역 5년은 과다하다”고 했다.
B씨측 변호인은 “이 사건으로 인해 발생한 살인사건이 양형에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며 “피해자 유족에게 용서받고자 노력하고 있다. 시간을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C씨측 변호인도 “양형이 과하다”고 했다.
재판부는 오는 9월15일 A씨에 대한 피고인 신문을 한 후 결심을 진행할 예정이다.
A씨는 지난 2020년 1월부터 2년가량 공무원 차적 조회 권한을 이용해 주소와 차량 정보 등 개인정보 1101건을 불법 조회해 흥신소에 제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박 씨는 매달 조회 건수를 정산해 흥신소 업자에게 200만~300만 원을 받는 등 총 3954만 원을 챙겼다.
박 씨가 팔아넘긴 개인정보에는 이석준이 살해한 신변보호 대상 여성의 가족 주소도 포함돼 있었다. 이석준은 흥신소를 통해 50만 원을 주고 신변보호 여성의 가족 주소를 파악했다. 이후 피해 여성의 집을 찾아가 여성의 어머니를 살해하고 남동생을 중태에 빠뜨렸다.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5년과 벌금 8000만원을 선고했다. 박 씨에게 돈을 건네고 개인정보를 받아 이석준에게 정보를 넘긴 흥신소업자 B씨와 C씨에게는 각각 징역 4년과 2년을 선고했다. 이석준은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지만 이에 불복해 항소했다.
신변보호를 받고 있는 전 여자친구의 집을 찾아가 어머니와 동생에게 흉기를 휘두른 혐의로 구속된 이석준이 지난해 12월17일 오전 서울 송파구 송파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