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승차난 해소, 기사 처우 개선 없인 해결 안돼"

서울시, 기본 요금·심야 할증 요율 인상 검토
법인택시 업계 "사납금 상승으로 이어질까 우려"
개인택시 업계 "탄력요금제 적용 확대해야"

입력 : 2022-08-26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서울시가 심야 택시 공급량을 늘리기 위해 택시 요금 인상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택시업계에서 탄력 요금제 도입과 요금 현실화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5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내달 5일 시민 공청회를 열고 택시 요금 조정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2019년부터 3800원으로 3년 째 동결 중인 택시 기본 요금은 4000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정부터 오전 4시까지던 심야 할증 적용 시간도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4시까지로 연장하고, 20%인 할증요율을 올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서울시, 택시 사업자 늘리는 방안 고무적
 
서울시는 별도로 택시 사업자를 늘리는 것에는 고무적이다. 택시 면허 개수 자체는 포화상태라고 판단해 법인 택시 기사 채용을 늘리거나 잠자고 있는 개인 택시 사업자들을 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 것이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 4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심야 택시 수요가 급증하자 개인택시 부제해제는 물론 법인택시 기사 채용 박람회 등을 진행하며 기사 유인책을 시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효과가 미미하자, 그동안 택시 업계에서 요구해왔던 요금 인상 방안을 꺼내든 것이다. 택시 요금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8조에 따라 시장이 정하는 기준과 요율 범위에서 정해지기 때문에 택시 사업자가 임의로 정할 수 없다.
 
업계에서는 "택시는 승차난을 야기할 정도로 여객운송의 공공성이 인정됨에도 현행법상 대중교통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반면, 택시의 운임과 요율 조정은 지방 공공요금으로 분류해 물가통제와 사실상 허가제로 정부의 엄격한 규제를 받고 있다"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탄력요금제, '심야 택시 유입' 관건
 
최근 국토교통부도 심야 택시 공급을 늘리기 위해 요금과 호출 수수료 등을 탄력적으로 받을 수 있게 하는 '플랫폼 택시 탄력요금제' 도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그러나 심야 택시 기사 유입이 적으면 요금만 올려 소비자 부담만 가중하는 역효과가 날 수 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업계에서도 단순 요금 인상만으로는 이번에도 승차난 해소의 실효성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법인 택시의 경우는 요금 인상에 따른 사납금 상승 가능성이 강하게 제기된다. 이미 코로나19 이후 승객이 급감하며, 절반에 가까운 법인택시 기사들이 사납금 부담 등을 이기지 못하고 업계를 떠났다.
 
개인택시는 기사의 고령화 등으로 인해 심야 운행률이 크지 않은 실정이다. 매년 운송원가가 급등했지만 운송수입이 이에 비례하지 않다보니 심야 할증요율의 이점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게다가 최근 LPG(액화석유가스) 37% 인상 등 유류비 원가가 상승하며 지금보다 획기적인 유인책이 요구되고 있는 실정이다.
 
"탄력요금제 전반적 도입 필요"
 
택시업계는 플랫폼 택시의 '프리미엄 유료 서비스' 등장으로 요금이 2~3배씩 차이가 나면서 사실상 기본 요금의 의미가 없어졌다고 해도, 이를 적용하는 택시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기 때문에 탄력요금제의 전반적인 도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관계자는 "전국에서 탄력요금제가 적용되고 있는 대형승합과 고급택시 등은 3000여대로 전체 25만대의 택시 중 약 1.2%에 불과하고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료 호출 건수 역시 전체 택시 호출량의 10% 미만"이라며 "중형택시에도 탄력요금제를 도입하고 지역별 택시요금을 현실화 해 안정적인 처우개선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택시 운수 종사자와 모빌리티 플랫폼 간의 수수료 체계도 정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운송원가 상승에 따른 기본 요금과 운행 거리에 따른 인상분이 플랫폼으로 흘러 들어가면 안 된다는 것이다.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관계자는 "정부와 시가 택시요금 인상을 추진하는 것 자체는 택시 운행 확대에 큰 의미가 있다"면서도 "요금과 할증요율 인상 등은 그동안 운송원가가 상승하며 불가피한 문제였기 때문에 플랫폼들은 프리미엄 유료 서비스에 대한 수익에 대해서만 운수 사업자와 나누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한 택시가 심야에 서울 도심을 운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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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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