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올해 코스닥에 입성한 폐배터리 관련 업체들이 공모가를 웃도는 주가를 이어가고 있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과 함께 폐배터리 시장도 기하급수적인 성장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신규 상장주들의 경우 의무보유 확약 해제 물량으로 단기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만큼 투자에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월28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성일하이텍(365340)은 지난 26일 11만5000원에 마감했다. 이는 공모가(5만원) 대비 130% 상승한 가격이다. 지난 4일 상장한
새빗켐(107600) 역시 공모가(3만5000원) 대비 267.43% 상승했다.
성일하이텍과 새빗켐은 모두 2차전지 배터리에서 코발트, 니켈, 리튬 등 소재를 다시 뽑아 재활용하는 업체다. 두 기업은 기업공개(IPO) 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몇 안되는 흥행 사례로 폐배터리 산업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그만큼 높다고 해석할 수 있다.
성일하이텍은 한국에서 유일하게 2차전지 재활용 전 공정을 처리할 수 있는 회사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과 함께 폐배터리를 재활용하는 리사이클링 사업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장의 관심을 받았다.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에서 사상 최고 경쟁률을 기록(2269.7대 1)했으며, 일반 청약에서는 증거금 20조1431억원을 모았다. 이는
LG에너지솔루션(373220) 이후 최대 규모다.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은 오는 2040년까지 74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회사의 이력에 수요예측과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청약에서도 흥행에 성공했다. 수요예측에서는 희망공모밴드 최상단을 초과한 3만5000원에 공모가를 확정했고,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청약에서도 경쟁률 1724.96대 1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도 폐배터리 사업의 성장성이 높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노골적으로 원자재를 무기화하는 국가가 늘어나면서 자원 안보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다”며 “니켈, 리튬 등 2차전지의 주요 원료 수입국들은 자원 공급망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폐배터리 재활용 산업에 많은 관심을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성일하이텍과 새빗캠 등 신규상장주들의 높은 주가 상승률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상장초기 적은 유통물량으로 급등세를 보였지만, 향후 기관 및 기존투자자들의 의모부유 확약이 하나둘 해제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먼저 성일하이텍은 당장 이날부터 기관투자자들의 1개월 의무보유 확약이 해제된다. 성일하이텍 상장 당시 기관투자자들은 배정물량(146만8500주)의 56.14%(82만4377주)에 대해 의무보유를 확약했다. 이날 해제되는 물량은 19만6940주로 배정물량의 13.41%에 해당한다. 이어 오는 10월과 내년 1월에 각각 기관 배정물량의 18.68%, 21.16% 물량이 풀릴 예정이다.
새빗캠 역시 지난 22일 15일 의무보유 확약이 해제된데 이어 내달 4일 1개월 의무보유 확약이 해제된다. 지난 22일 해제된 물량은 1만4416주로 기관 배정물량(79만5380주)의 1.81%에 불과했지만, 1개월, 3개월, 6개월에 해제되는 의무보유 확약 물량은 각각 10.61%, 27.82%, 34.59% 수준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공모주들의 경우 상장 초기에 적은 유통물량으로 높은 주가상승률을 보이기도 한다”면서 “기관투자자들이 의무보유확약 시점 수익실현에 나설 경우 수급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만큼 전략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기차에서 나온 사용 후 폐배터리. (사진=뉴시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