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입국 전 PCR 검사 폐지로 항공·여행업계가 들뜨고 있지만 영업 재개가 요원한 이스타항공은 발을 구르고 있다.
1일 정부에 따르면 3일부터 입국 전 코로나19 음성확인서 제출 의무가 없어진다. 다만 입국 후 1일 안에 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 코로나19 확진 시 현지 체류에 따른 어려움, 외국의 검사 관리가 부실해진 점을 감안한 조치다.
지난달 31일 용산 전쟁기념관 앞에서 이스타항공 근로자들이 AOC 발급을 위한 정부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이스타항공)
항공·여행업계는 반색하고 있다. 이날 참좋은여행은 정부가 입국 전 코로나 검사 폐지를 발표한 8월31일 하루 예약자가 2234명으로, 전주 같은 요일(24일) 예약자 수 1599명 보다 40% 증가했다고 밝혔다.
참좋은여행 관계자는 "입국 전 코로나 검사 폐지 조치가 더 많은 국민에게 알려지고 여행을 결심하는 수요가 많아질 것으로 보여, 별다른 변수가 없다면 9월 예약자는 코로나 이후 역대 최고를 찍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10월 개천절과 한글날 연휴 상품이 빠르게 마감될 것으로 보이며, 올 겨울 동남아와 유럽여행도 3년 만에 여행성수기를 맛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항공업계 관계자 역시 "승객들이 현지에서 돌아오지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양성 판정 시 개인 비용 발생 부담 때문에 여행 심리가 위축돼 있었는데 이런 점이 해결돼 해외 여행객이 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하늘길이 막힌 이스타항공은 초조하다. 전날 이스타항공 직원 약 160명은 대통령 집무실 인근인 용산 전쟁기념관 앞에서 국제 항공운송사업 운항증명(AOC) 발급 호소 집회를 열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2020년 3월 경영난으로 운항을 멈춘 이후 인수와 회생을 거쳐 AOC 발급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가 7월 이스타항공을 허위자료 제출 의혹으로 경찰에 수사 의뢰하면서 기약이 없어졌다.
국토부는 이스타항공이 자본잠식 사실이 반영되지 않은 회계자료를 제출하고 지난해 12월15일 국제항공 운송사업 변경면허를 발급받은 점을 문제삼고 있다.
AOC 발급 중단은 국토부 '항공운송 사업 운항증명 업무지침'에 따른 조치다. 업무지침은 "만약 계획된 운항이 재정적인 요소, 경제적인 요소 및 법률적인 요소에 관하여 만족스럽지 못한 상태가 발견될 경우에 해당요소가 교정 될 때까지 검토를 중지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이스타항공 직원들은 기업의 법적 책임과 별개로 생계를 위한 AOC 발급 추진을 요청하고 있다. 근로자 대표단과 직원들은 지난달 22일부터 여의도 국회 앞과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1인 피켓 시위를 이어오고 있다.
회사는 복직과 신규채용 절차를 중단하고 이날부터 12월31일까지 임직원 530여명 전체를 대상으로 유급휴업과 유급휴직을 시행한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1인 시위는 계속 할 것이고 (추가) 단체집회는 좀 더 상황을 볼 것"이라며 "오늘부터 유급휴업·휴직에 들어가서 사무실이 거의 텅 비었다"고 한숨을 쉬었다.
국토부 관계자는 "수사 결과가 나온 이후 추후 진행 방향에 대해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