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타이완 타이베이에서 우리나라로 접근 중인 역대급 태풍 '힌남노'에 대비해 정부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단계를 가동하고 태풍·호우 위기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로 상향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은 3일 오전 10시 태풍 '힌남노' 대비 관계기관 대책회의를 개최하고 태풍대비 중점관리사항 전파와 함께 인명피해 최소화를 위한 총력대응을 지시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태풍 '힌남노'는 타이완 타이베이 남동쪽 약 390㎞ 부근 해상에서 시속 8㎞ 속도로 북진하고 있다. 중심기압 940h㎩, 강풍반경 410㎞, 최대풍속 초속 47m로 '매우 강' 세력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제주 전역에 강풍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산지와 남부·동부지역에 호우 예비특보가 발효됐다.
이날 오후 9시쯤에는 타이완 타이베이 동남동쪽 약 300㎞ 부근 해상까지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6일 새벽 제주도를 지나 경남지역에 상륙할 것으로 보인다. 2002년 태풍 '루사', 2003년 태풍 '매미'를 능가하는 위력으로 남부지역을 포함한 전국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02년 8월 우리나라를 강타한 태풍 '루사'는 중심기압 950hPa, 최대풍속 38m/s규모로 사망·실종 246명, 재산피해 5조 1479억원의 피해를 냈다. 이듬해 9월 중심기압 945hPa, 최대풍속 41m/s 규모로 들이닥친 태풍 '매미'도 사망·실종 131명, 재산 4조 2225억원의 피해를 안겼다.
제11호 태풍 '힌남노' 간접영향으로 비바람이 부는 지난 2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송악산 인근 해상에 파도가 일고 있다.(사진=뉴시스)
태풍 '힌남노'는 강력한 바람과 많은 양의 비를 동반하고 있어 도심지 저지대 침수와 강풍피해, 해안가 해일로 인한 피해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부산·경남 등 태풍 영향권으로 예상되는 지역의 저지대 및 반지하 세대에 대해서는 우선 대피가 요구된다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경고했다.
침수취약가구에 대해서는 양수기, 차수판, 모래주머니 등 수방 설비를 사전에 배포하고, 하천범람, 제방유실 등의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인근 지역주민을 대피소로 사전대피 시킬 것을 주문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와 함께 해안가 저지대 지하시설 등은 사전점검을 실시하고 필요시 영업시간 단축 등을 권고하도록 당부하는 한편 맨홀·배수로·배수펌프장 등 배수시설을 철저히 점검해 침수피해가 발생되지 않도록 할 것을 당부했다.
또 강풍으로 인한 고층건물 등의 유리창 파손, 간판, 가로수 화분 등 비산물 피해가 예상됨에 따라 시설물 고정·결박을 재확인토록 요청했다.
아울러 농작물 및 과수 피해, 기중기(크레인) 전복, 선박 및 어선 침몰 등이 발생되지 않도록 결박 및 고정 등을 철저히 하고 급류에 의한 휩쓸림 피해가 발생되지 않도록 호우 시에는 반드시 안전한 곳에 머물 수 있도록 국민행동요령을 지속적으로 홍보할 것을 관계기관에 지시했다. 태풍 영향권에 들어가는 지역에 대해서는 지역 축제를 취소하거나 연기하고, 불가피한 경우 실내행사로 전환토록 요청했다.
이상민 본부장은 "이번 태풍은 여느 태풍보다 가장 위력이 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국민여러분께서도 태풍특보 발령시에는 외출을 삼가주시고, 필요한 경우 인근 주민센터 및 복지센터 등 대피소로 미리대피해달라"고 말했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