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미국 완성차 업체들이 자국에서 만든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등에 업고 전기차에 힘을 싣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쉐보레는 지난 12일 북미시장에 올 뉴 2024 이쿼녹스 EV를 공개했다. 이에 따라 쉐보레는 대형 픽업트럭(실버라도 EV)과 중형 SUV(블레이저 EV), 소형 SUV(볼트 EV·EUV) 등 다양한 형태와 크기의 전기차 모델을 갖추게 됐다.

 

이쿼녹스 EV는 GM 자체 인증 기준으로 1회 충전시 약 300마일(약 483㎞) 주행이 가능하다. LT와 RS 등 다양한 트림, 구동방식, 주행거리 옵션을 제공한다.

 

실내는 5인승으로 차량 내 다양한 수납공간과 함께 2열 시트 폴딩시 최대 1614ℓ의 적재용량을 갖추고 있다. 특히 핸즈프리 운전 보조기술인 '슈퍼 크루즈'가 탑재돼 미국 및 캐나다 내 다양한 형태의 도로에서 40만마일(약64만3738㎞) 이상의 핸즈프리 운전 지원이 가능하다. 이쿼녹스 EV는 내년 가을 북미시장에 출시된다.

 

 

지프는 최근 순수 전기차로 선보일 2종 올 뉴 지프 레콘과 올 뉴 지프 왜고니어의 첫 번째 이미지를 공개했다. 지프는 2025년 말까지 북미와 유럽에 4종의 순수 전기 SUV를 선보일 예정이다. 2030년까지 미국 내 지프 판매량의 절반을, 유럽 판매 전량을 순수 전기차로 전환할 방침이다.

 

미국이 보조금을 무기로 전기차 공급망 재편에 나서자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북미 생산을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다. 폭스바겐은 지난 7월부터 미국 채터누가 공장에서 ID.4 생산에 돌입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달 말부터 앨라배마 공장에서 전기차 'EQS SUV' 생산을 시작했다. 이 모델은 미국에서만 생산된다.

 

토요타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의 토요타 배터리 공장에 약 3250억엔을 투자한다. 혼다는 LG에너지솔루션과 44억달러(약 5조1000억원)를 투자해 미국에 배터리 공장을 세우고 2025년 말부터 생산된 배터리를 자사 전기차 모델에 공급하기로 했다. 테슬라는 6번째 기가팩토리를 설립할 지역으로 캐나다를 검토하고 있다.

 

현대차(005380)도 지난 5월 조지아주에 전기차 전용공장 설립 계획을 수립했다. IRA 시행으로 착공 시점을 내년 상반기에서 다음달로 앞당겨 2024년 하반기부터 가동하는 방안을 적극 고려하고 있다. 연말부터는 앨라배마 공장에서 제네시스 GV70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이다.

 

전기차의 경우 보조금에 따라 판매량에 큰 영향을 받는다. 보조금을 받지 못할 경우 시장에서 외면받을 수 있다. 특히 미국은 우리나라 전기차 주요 수출국으로 올해 상반기 테슬라에 이어 시장 점유율 2위를 달성했다. 2030년까지 미국 전기차 시장 규모는 150억달러(약 20조원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미국에서 아이오닉5나 EV6가 없어서 못 팔정도로 인기 있는 차종"이라며 "앞으로 미국에서 생산해야 되는 만큼 앨라배마, 조지아 공장의 내연기관 라인을 전기차 라인으로 바꿔 하루속히 생산해야 된다"고 말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