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서울교통공사의 역무원 '1인 순찰'은 인력이나 예산에 대한 고려 보다는 관행적인 차원에서 시행돼 왔다는 내부 주장이 제기됐다.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 발생의 또다른 원인으로 역무원의 '1인 순찰'이 지목되고 있지만 각 역은 상황에 따라 적은 인원이 배치될 수도 있다는 것이 서울교통공사의 공식적 입장이다.
26일 복수의 공사 내부 관계자들은 "새로운 업무가 생기거나 기존 직원이 퇴사하면 그 근거로 시에 채용을 하게 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하지만 보통 1인 순찰은 역 상황에 따라 관행적으로 이어져왔다"고 밝혔다. 즉 인력과 예산 문제로 '2인 순찰'이 '1인 순찰' 체제로 축소된 것이 아니라 '원래부터' 이어져왔다는 설명이다. 결국 인력과 예산 문제가 아니라 배치의 문제라는 것이다.
앞서 서울교통공사가 재정난 타개 일환으로 1000여명을 구조조정하겠다고 밝힌 것 역시 이런 주장과 일맥상통한다. 다만, 노조 측은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노조 측은 지난 23일 "2인 1조로 근무하려면 최소 600여명의 추가 인력이 필요하다"라며 "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 인력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라는 서울시는 책임을 회피하고 공사 뒤로 숨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울교통공사 측은 1인이 순찰하는 2인역, 2인이 순찰하는 3인역이 있지만 인원 배치의 기준은 역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고 해명했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역마다 규모나 구조, 출입구 수가 몇 곳 없거나 많게는 열곳이 넘는 곳도 있기 때문에 투입 인력도 달라져야 한다"라며 "범죄 발생 이후 (추가) 인력 투입에 대한 논의가 있는데 안전한 대책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공사가 운행하는 1~8호선 265개역 중 73개역은 역무원 두 명이 한조가 돼 근무하는 '2인역'이다. 이들은 민원 상담과 순찰을 각각 나눠 근무하기 때문에 치안 업무가 중요한 야간 순찰도 역무원 혼자서 수행해야 한다. 지난 14일 전주환에게 목숨을 빼앗긴 여성 역무원도 혼자 역사를 순찰하다가 참변을 당했다.
서울교통공사노조원들이 23일 서울 중구 시청역에 마련된 '신당역 피해직원 분향소'를 찾아 헌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