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경준기자] 5일 국내 증시에서 투신권이 모처럼만에 주식을 사들였다.
지수 1900선 돌파 시점이라는 점에서 당장 펀드 환매 압력 진정 여부에 시장의 이목이 모아지고 있다.
투신권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장 막판 대거 매수에 나서면서 241억원어치를 사들였다. 10거래일만에 순매수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기관도 787억원 순매수를 기록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투신권은 그간 펀드 환매 압력 속에서 연일 내다 팔기에 바빴다.
지난달 20일 이후 9거래일 연속 순매도에 나서면서 1조2000억원에 가까운 물량을 쏟아냈다. 지수가 연일 고점을 경신해가면서도 펀드 환매가 늘 지수 상승의 부담으로 작용해 왔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날 투신권의 순매수 전환을 펀드 환매 진정 국면 시그널로 보고 있다.
김주형 동양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생각하기 쉽지 않은 강세장이 지속되고 있다”며 “최근 추가적 상승 기류를 감안하면 펀드 투자자 역시 ‘좀더 기다려 보자’는 심리 역시 강하게 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추가적인 상승이 예상되는 상황인 만큼, 1900선 이상에서 유입된 펀드 물량은 쉽사리 매물로 나오기가 어렵지 않겠느냐는 설명이다.
김 팀장은 이어 “펀드 환매 압력 국면이 진정세로 접어든 양상”이라며 “그렇지만 투신권의 매수 여력이 급격히 개선되는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화증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 1900선~1950선 사이 지수대에서 유입된 펀드 물량은 대략 8조8000억원, 1950선~2000선 사이에선 3조4800억원 규모에 이르고 있다.
여전히 12조원에 이르는 펀드 환매 물량이 대기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배재현 한화증권 연구원은 “일단 투신권의 펀드 환매 압력이 진정세로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지만, 여전히 대기 물량이 있는 만큼, 펀드 환매 압력 속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