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과 만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관련 논의하면서
현대차(005380)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윤 대통령은 29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해리스 부통령에게 IRA로 인한 한국 기업 차별 우려에 대한 입장을 전달하고 미국 측의 전향적인 검토를 요청했다.
해리스 부통령도 우리 우려에 공감하면서, 지속적인 조율과 협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의 IRA의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면서 "법 집행 과정서 잘 챙겨보겠다"고 밝혔다.
백악관에서도 "(해리스) 부통령과 윤 대통령은 IRA에 따라 진행되는 청정에너지에 대한 역사적 투자를 비롯한 기후위기 대응 공동작업과 관련한 논의를 했다"며 양측이 지속적으로 협의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대차 양재 본사. (사진=현대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미국 판매량이 IRA 시행 이후 20~30% 떨어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IRA가 미국 내 전기차 판매 2위를 달리던 현대차그룹의 최대 장애물이 된 것이다.
지난달 16일 발효된 IRA는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등 북미 자유무역협정(NAFTA) 지역 내에서 최종 조립한 전기차에 대해서만 한화로 약 100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하도록 했다. 한국에서만 전기차를 생산하는 현대차는 당장 2년여동안 보조금이 끊긴다.
정부도 상황은 잘 알고 있다. 앞서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 27일 일본 도쿄에서 한덕수 총리와 만나 "한국 전기차의 미국 내 생산 시작 전까지 '과도기간'에 대한 한국 측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며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언급한 '과도기간'은 현대차가 미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 완공을 목표로 하는 2025년까지 2년여의 기간을 의미한다.
우리 정부는 한시적으로 최종 조립 요건 적용에 유예 기간을 두거나 이미 북미 지역에 전기차 공장 설립이 확정돼 올해 안에 착공에 들어가는 경우 등은 예외적으로 보조금 혜택 대상에 추가하는 방안 등을 미국 측에 설득하기도 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은 진행이 되지만, 세부 항목에 대해서는 아직 연말까지 조절할 사항들이 많다"며 "그런것들이 한국에 조금 유리하게 조절되지 않을까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현재 정부의 요구사항은 대부분 '전기차의 부품 조달부터 최종조립까지 전부 북미 지역에서의 하라'는 IRA의 취지를 바꾸라는 방법이기 때문에 받아들여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