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정부가 내달부터 중앙·지방공공기관의 에너지 절감을 강도 높게 시행한다. 또 산업부문 에너지의 63%를 소비하는 30대 기업과의 자발적 효율혁신 협약도 체결하는 등 민간의 에너지 효율화를 유도한다.
탄소배출 측정·보고·검증 기반 강화방안과 관련해서는 국내 탄소배출량을 측정·보고·검증할 수 있는 기반을 늘리기로 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고 "공공부문부터 비상한 각오로 에너지 절약을 시작해 민간의 자발적인 에너지 절약 문화로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이 같이 밝혔다.
추경호 부총리는 이날 "10월부터 모든 중앙·지방공공기관이 에너지 10% 절감 이행계획을 강도 높게 시행한다"며 동절기 에너지 수요 확대, 러시아 가스공급 축소 가능성 등으로 전세계적 에너지발 복합 경제위기가 심화되고 있다는 점을 전했다.
이번 대책은 에너지 절약을 위한 전 국민적 노력과 함께 중장기적으로 '에너지 저소비-고효율' 경제 구조로의 체질개선 노력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됐다.
난방온도 제한, 경관조명 소등 등 ’겨울철 에너지 절감 5대 실천강령‘을 시행한다. 이행실적에 대한 올해 공공기관 경영평가를 강화해 실효성을 담보한다.
구체적으로 내달부터 내년 3월까지 겨울철 에너지 절감 5대 실천강령을 제시했다.
우선 건물 난방온도 제한을 18℃에서 17℃로 낮춘다. 난방온도 제한을 1℃ 낮추면 난방 에너지 6%가 절약될 전망이다. 겨울철 전력피크 시간대인 오전 9시에서 10시, 오후 4시에서 5시까지 난방기를 순차 휴무하는 방안도 강구한다.
온풍기, 전기히터 등 개인 난방기 사용을 금지하고, 기념탑, 분수대, 교량 등 공공기관에 설치된 경관조명 소등한다. 업무시간 3분의 1 이상, 비업무시간·전력피크 시간대 2분의 1 이상 실내조명도 소등한다.
산업·경제구조를 에너지 저소비-고효율 체계로 전환하기 위해 에너지 효율기술에 대한 세제 인센티브 강화하는 등 체질개선 노력도 병행한다. 에너지 절약시설 투자자산에 대한 가속상각 적용하고 에너지 효율향상 핵심기술을 신성장·원천기술 및 신성장 사업화시설에 추가 검토한다.
산업부문 에너지의 63%를 소비하는 30대 기업과 자발적 효율혁신 협약도 체결한다.
기업별 중장기 효율향상 목표(연도별 에너지 원단위 개선 목표) 및 동절기 자발적 에너지 절감 계획에 대한 산업부-기업간 이행협약 체결을 추진한다.
탄소배출 측정·보고·검증(MRV) 기반 강화방안과 관련해서는 국내 탄소배출량을 측정·보고·검증할 수 있는 기반을 확충해 국내기업의 탄소감축을 유도한다.
MRV는 탄소배출량의 측정(Measurement), 보고(Reporting), 검·인증(Verification) 기반을 의미한다.
탄소배출 측정·보고를 위한 기초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탄소발자국' 산정에 필요한 기초정보 데이터베이스를 대폭 확충한다. 탄소발자국은 제품의 원료채취-생산-유통-사용-폐기 등 전생애주기 탄소배출량 총량을 나타내는 지표다.
제품별 산정 표준도 단계적으로 확충한다.
2023년까지 수출규제·주력수출품 표준을 정비하고, 2025년까지 탄소다배출 품목을 정리한다. 오는 2030년까지는 전자제품·탄소자원화 기술 등에도 적용한다.
국내 탄소배출 검·인증결과가 해외서도 통용될 수 있도록 국제적 협력 노력을 강화하는 등 국내기업들의 검·인증 부담을 최소화한다.
탄소배출 MRV 관련 중소기업의 탄소배출 측정·검증 교육 및 비용을 지원하고, 중소기업이 비용부담 없이 간편하게 탄소배출량을 측정·검증할 수 있는 자가 진단·검증시스템도 개발한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이날 "에너지 절약을 위한 국민적 노력과 함께 경제·산업 전반을 저소비·고효율 구조로 전환해야 할 때"라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에너지 무기화 등으로 에너지 가격이 폭등, 1970년대 '오일 쇼크'에 준하는 비상 상황이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고 "공공부문부터 비상한 각오로 에너지 절약을 시작해 민간의 자발적인 에너지 절약 문화로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화력발전소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