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효선 기자] 개인채무자의 채무변제가 경제적 파탄으로 불가능한 경우 남은 재산을 채권자에게 배분하고 면책절차를 개시하는 ‘개인파산’의 결정기간이 법원마다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법원에 따라 최대 4배까지 차이가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법원행정처에서 제출받아 4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광주지법에 개인파산을 신청하면 평균 2.45개월이 걸리는 반면 제주지법은 평균 9.18개월 가량 걸리는 것으로 집계됐다.
소요기간이 짧은 곳 △광주(2.45개월) △서울회생(2.62개월) △춘천지법 강릉지원(3.30개월) 순인 반면, 소요기간이 긴 곳은 △제주(9.18개월) △대전(8.8개월) △창원(7.9개월) 등의 순이었다. 또 2018년보다 지난해 소요기간이 더 길어진 지방법원은 15곳 중 9곳에 달했다.
개인파산결정 이후에 개시되는 면책신청의 결정 소요기간도 지방법원마다 큰 격차를 보였다. 지난해 서울회생법원의 면책결정 소요기간은 평균 6.27개월이었으나, 제주지법은 평균 12.55개월로 2배가 넘게 걸렸다.
파산 외에도 경제적 파탄 시 채무의 일부만을 장기간 나눠 변제하는 ‘개인회생’의 인가에서도 격차가 드러났다. 법원이 진행하는 개인회생절차의 개시는 통상 △개시 신청 △개시 결정 △변제계획 인가 3단계로 나뉜다.
그런데 2021년 기준으로 서울회생법원의 개인회생절차 개시 신청~결정에는 평균 115.2일이 소요된 반면 서울회생법원을 제외한 전국 지방법원의 평균 소요기간은 163.5일로 나타났다.
개인회생절차 개시 결정부터 법원의 변제계획 인가까지 걸리는 기간도 대동소이했다. 서울회생법원은 평균 85.5일이 소요됐나 그 외 전국 지방법원들은 평균 123.5일 소요됐다.
법원에 따라 개인회생 변제계획의 인가율(인가건수/회생건수)도 차이를 보였다. 지난 4년간 서울지방법원의 평균 변제계획 인가율은 84.9%(6만6635건 중 5만6621건)인 반면 그 외 지역 인가율은 평균 70.8%(28만4750건 중 20만1472건)에 불과했다.
박주민 의원은 “코로나19와 고환율·고금리·고물가 경제 위기로 가계 채무가 1800조에 달하는 상황에서, 사는 지역에 따라 서민금융제도 혜택을 제대로 보지 못한다면 그것은 사법행정 당국이 본연의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라며 “채무조정은 지속가능한 우리 경제를 위해 필수적인 제도인 만큼 신속한 지역별 회생법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지난 30일 ‘회생전문법원 확대설치법’을 대표발의했다.
(제공=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박효선 기자 twinseve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