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붙은 ‘상암 소각장 갈등’…장기화 양상

주민들 ‘백지화’ 요구…주민설명회 보이콧
시장 자택 집회, 자제 요청에도 연일 개최
마포구도 반대 입장…법적분쟁 가능성도

입력 : 2022-10-05 오후 5:20:37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신규 자원회수시설(소각장) 입지를 둘러싸고 서울시와 마포구 주민들의 갈등이 장기화되고 있다. 서울시는 한 달이 넘도록 주민설명회조차 열지 못하고 있으며, 주민들은 백지화를 요구하며 주민설명회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
 
서울시는 5일 입지선정위원회를 열어 주민설명회 일정과 공람 자료 추가 공개 여부를 논의했다. 지난 8월31일 서울시가 신규 소각장 입지를 상암동으로 발표한 서울시는 당초 주민설명회 일정을 이날로 잡았다. 하지만, 지난달 26일 오세훈 서울시장과 상암동 반대투쟁위원회 소속 주민들이 면담을 갖고 주민설명회 연기를 결정했다.
 
양 측은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서울시는 입지 선정 과정에 하자가 없는 만큼 상암동을 철회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며, 주민들은 상암동 선정 자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주민들은 지난달 26일부터 매일 10여명이 참석해 광진구 오 시장 자택 인근에서 소각장 건립 계획 철회 촉구 집회를 열고 있다.
 
당시 주민들은 서울시가 후보지 타당성 조사과정 공람을 6일까지 진행하는 만큼 보다 상암동 후보지 선정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하는 상황에서 주민설명회 개최가 다소 이르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오 시장은 “과거 쓰레기 소각장 광역화, 원지동 추모공원 건립,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조성 등을 추진할 때도 극심한 반대에 부딪혔지만 결국 균형점을 찾아 문제를 모두 마무리한 경험이 있다”며 “단순히 설득을 위한 대화가 아니라 문제의 해결을 위해 타협점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투쟁위는 서울시가 일정을 잡더라도 이를 보이콧해 점거농성을 벌여 주민설명회 개최 자체를 막을 계획이다. 주민설명회 개최가 실질적인 대화가 아닌 착공을 위한 절차에 지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또 해당 아파트 주민들의 반대와 오 시장의 자제 요청에도 백지화 요구가 받아들이기 전까지 자택 앞 집회를 이어가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투쟁위가 강경 입장을 고수하면서 현재로선 별다른 출구전략조차 쉽지 않다.
 
원유만 투쟁위 홍보본부장은 “서울시가 이미 결론을 내린 상황에서는 주민설명회 일정을 새로 잡는다고 해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만약 소각장이 없던 지역이면 몰라도 기존 소각장이 있는 지역에 또 짓겠다는데 반발하는 것이 당연한 상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포구도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다. 입지 선정과정에 하자가 있다며 행정소송까지 검토하고 있다. 위원회 구성이나 평가 기준 등에 있어 특정 지역이 불리하도록 환경이 조성됐다는 주장이다.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명백한 절차적 하자뿐 아니라 불공정·불공평·부당성으로 점철된 입지 선정은 전면 백지화 외에는 답이 없다”며 “지금 자문위원, 법률고문 등을 통해서 입지선정위원회 회의록, 서울시 지침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있으며 소송도 가능하면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상암동 반대주택위원회 소속 주민들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광진구 자택 앞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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