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효선 기자] 대선 당시 윤석열 대통령 공약이었던 범죄 피해자 '통합 전담기관' 신설을 위한 예산 편성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용인정)에 따르면 법무부는 범죄 피해자 ‘통합 전담기관’ 신설이 아닌 ‘원스톱 지원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하지만 ‘원스톱 지원체계’ 관련 2023년도 편성된 예산은 0원으로 조사됐다.
법무부는 “범죄 피해 전담기관 설치 계획은 별도로 없다”며 “이미 운영 중인 피해자 지원 시스템을 보완, 강화하는 방향으로 범죄 피해자 원스톱 지원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내용의 답변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 의원은 “정부의 철학, 대통령의 진심은 ‘돈 쓰는 우선순위’에서 확인된다고 생각한다”며 “내년도 편성 예산이 0원이라는 것은 정부가 할 의지가 전혀 없는 것 아닌가라는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현재 정부의 범죄 피해자 지원책은 부처별로 흩어져 있어 피해자가 직접 알아보고 신청하는 구조다. 특히 피해 영상물 삭제 담당 부처는 여성가족부와 경찰, 검찰 등 7곳이 나눠 맡고 있다. 컨트롤타워가 없다 보니 부처 간 협업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는 “불법촬영물 삭제 신청만 하루 평균 660여건, 삭제하는 데만 평균 20일 이상 걸리는 상황”이라며 “우리가 불이 나면 119 신고를 하듯이 ‘디지털성범죄특공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법무부는 이 의원 지적에 대해 "'부처 간 협의체'를 만들기 위해 준비 중이며, 피해자 원스톱 지원이 핵심이지 기관 신설은 본질이 아니기 때문에 공약 후퇴라는 지적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법제처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법령시행안과 관련해 질의하는 모습. (사진=공동취재사진)
박효선 기자 twinseve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