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공정당국이 제약·의료기기의 불법 리베이트를 제재하면 보건복지부·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재 사실 등 자료 공유가 이뤄진다. 부처 간 칸막이로 인한 의료인 처벌 누락을 막자는 취지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제약 및 의료기기 분야 리베이트 사건 통보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21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주요 내용을 보면 공정위 사건 담당자는 제약사 또는 의료기기사의 불법 리베이트 사건을 처리한 경우 처분일로부터 30일 이내에 복지부, 식약처 등 관계부처에 이 사실을 통보해야 한다.
통보 후 공정위 담당자는 관계부처가 후속 처분을 누락하지 않도록 각 부처의 소관과와 연락하고 필요한 경우 사건의 주요 내용을 설명한다.
20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제약 및 의료기기 분야 리베이트 사건 통보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불법 리베이트를 적발·제재하면 보건복지부·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재 사실을 통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세종 공정거래위원회 청사. (사진=뉴스토마토)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공정위 의결서 정본도 송부하기로 했다. 사건 처리 근거가 된 자료 중 복지부·식약처의 후속 처분에 필요한 정보를 최대한 제공하기 위한 조치다.
현행 공정위는 리베이트 제재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제재 후 복지부, 식약처 등 관계부처에 처분 사실을 통보하고 있다. 하지만 공정위의 통보가 자율적이라 일부 통보가 누락되는 등 부처 간 협조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을 소지가 있다.
제약·의료기기의 경우 리베이트 제공자와 수수자 모두를 처벌하는 '쌍벌제'가 적용된다. 하지만 공정위가 제재해도 복지부나 식약처가 해당 사실을 몰라 경제적 이익을 제공한 사업자만 처벌받고 의료인은 처분을 피하는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이 공정위·복지부·식약처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리베이트를 적발하는 부처 간 정보공유가 안돼, 뒷돈을 받은 의료인이 조사·처분받지 않은 사건이 최근 5년간 4건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주무 부처인 복지부·식약처와 공정거래위원회 간 통합적인 관리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가이드라인 마련을 통해 공정위 처분사실을 관계부처에 적시 통보하는 등 부처 간 적극적인 협조체계를 구축하겠다"며 "이는 불법리베이트 근절을 위한 범부처적인 제재의 실효성을 확보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세종=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