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에너지대전환포럼)탄소중립, 경제와 직결…산업구조 '대변혁'

제도·정책·기술 등 변화 요구…정부 차원 대안 마련 시급
RE100 조기 도입은 '무리'…"기업 도입 속도 조절해야"

입력 : 2022-10-20 오후 3:31:40
[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탄소중립(넷제로)이 '환경 문제'를 뛰어넘어 '경제 문제'로 비화되는 가운데 정부 주도의 적극적인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화석 연료를 기반으로 발전을 거듭해 온 우리나라 산업 구조에 '대변혁'의 조짐이 포착되고 있어서다.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뉴스토마토> 주최 '2022 에너지대전환포럼' 세션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기존 제도, 법과 정책, 기술. 사람들의 인식과 생활양식으로는 세계적인 탈탄소 흐름 속에 특별한 변화를 만들어 내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좌장으로 나선 윤순진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2050탄소중립위원회 초대 민간공동위원장)는 "지금은 기후위기 자체 못지 않게 위험한 상황으로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를 어떻게 달성할 수 있고, 가능하게 만들것인가 엄중히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경제를 넘어 우리의 생존이 위험해지기 때문에 탄소중립과 정책을 융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순진 교수는 "탄소중립을 위한 거버넌스(민관협력)를 강화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분권'만 아니라 '분책'을 통해 책임도 나눠 가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뉴스토마토> 주최 '2022 에너지대전환포럼' 세션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김영재 단국대학교 행정학과 초빙교수도 "중앙부처 수준에서는 탄소중립 기후위기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특정한 사건이 있으면 대응하고 있다"며 "지자체 경우에는 조례에서 상위법에 근거해 조례를 내는데 상위법률을 지자체 수준에서 잘 시행하겠다는 선언적인 내용이 많이 담겨있는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정책의 세부화가 필요하다는 이같은 논의의 배경에는 우리나라 에너지 산업의 구조적 문제가 존재한다.
 
2022년 1~9월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역대 동기 대비 최대 수출액(5249억 달러)을 달성했으나 국제 에너지가격 급등으로 무역수지는 적자를 냈다. 이는 에너지 수입단가 상승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에너지수입의존도는 93%에 달하며 총수입액의 에너지 수입비중 역시 평균 23%를 기록했다. 국가 에너지 산업 자체가 가격 변화에 울고 웃는 셈이다. 따라서 에너지 생태계 전환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권필석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소장은 "우리나라는 굉장히 화석 연료의 특혜를 많이 받은 나라"라며 "다른 나라가 생산한 연료를 우리나라로 돌려 에너지를 가공하고 수출하면서 발전을 지속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이제는 재생에너지 시대로 연료가 필요없고 지속 생산 할 수 있다"며 "신속한 재생에너지 설비 구축을 통해 우리나라가 화석 연료에서 벗어날수있을 뿐만아니라 최근 (화석연료 보다) 점점 글로벌 시장에서 수급이 어려워지고 있는 광물 자원도 빨리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탄소 중립 시점과 관련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기준이 된 건 RE100이다. RE100은 '재생에너지 100%'의 약자로 글로벌 비영리단체 기후그룹과 글로벌 환경 경영 인증기관 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가 2050년까지 기업 사용 전력량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목표로 추진하는 캠페인이다.
 
유상희 동의대학교 명예교수는 "RE100은 기업들이 선언하기는 했지만 결국은 도저히 충족시킬 수 없는 선언"이라며 "따라서 RE100 근본 취지가 이산화탄소를 줄이고 청정에너지를 사용한다는 취지라면 정책을 유연하게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상희 교수는 "한정된 자원 사용하는 게 아니라 저탄소 개념에서 탄소 줄인다는 개념으로 REC(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와 탄소중립을 통합해야 한다"며 "기업에도 목적 달성 관련 다양한 옵션을 부여하는 등 여러 수단을 통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호정 고려대학교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도 "우리나라 주력 제조산업은 반도체, 철강 등으로  전압의 품질이 다르기 때문에 태양광이나 풍력 전기를 갖다쓸 수 없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RE100는 이행될 수 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이어 "산업생태계를 확보해나가면서 2030년까지 바이든 미국 대통령처럼 재생산업 브릿지로 이행하는 노력을 기울여야한다"며 "2030년부터 2050년까지 드라이브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조재훈·신태현 기자 cjh125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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