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은화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연임을 확정한 가운데 국내 증시는 미국 증시를 따라 상승했다. 증시에 시 주석의 정치 경제적 리스크는 선반영됐다는 분석이다. 국내 증시는 미국의 금리인상 완화 기조에 영향을 받은 모습이다. 반면 중국증시는 시 주석의 연임 소식에 규제 강화에 대한 불안감에 약세를 나타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전거래일대비 1.04% 오른 2236.16에 마감했다. 코스닥은 2.08% 뛴 688.50에 장을 마쳤다. 간밤 미국 뉴욕증시가 연방준비제도(연준)의 12월 기준금리 인상 폭을 완화하겠다는 관측이 증시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시 주석의 장기 집권이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올해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동기 대비 3.9% 증가했다고 24일 발표했지만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은 거의 없다는 분석도 나왔다.
김경환 하나증권 연구원은 “(시진핑 3연임은)장기적인 상징성이 크다고 본다”며 “단기적으로는 이미 지난 2~3년 동안 국내 시장이 중국 관련해서 일종의 정치, 경제적인 변화에 대한 리스크를 반영했다고 보기 때문에 새롭게 반영할 부분은 없다”고 설명했다.
최설화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중국에서 GDP가 3.9%가 나온 건 생각보다 긍정적인 수출과 정부 소비 지출 때문”이라며 “한국은 사실상 (중국의) 민간소비 부문이 영향을 주는데 민간 소비는 좋지 않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한국 시장에 주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중국 증시는 시 주석의 연임 소식에 영향을 받았다. 특히 홍콩 H지수(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24일 오후 4시36분 기준 홍콩H지수(7.42%), 중국상해종합지수(2.02%), 중국심천종합지수(1.76%)가 일제히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시 주석 연임으로 규제 완화가 아닌 규제 강화 기조가 이어져 외국인 투자자들의 실망 매출이 출회한데에 따른 것으로 진단했다.
최 연구원은 “사실상 3연임을 하면서 규제 완화는 없고 오히려 규제 체제로 강화되다 보니까 기대감이 실망 매물로 출회 되는 게 있다”며 “홍콩(지수가) 외국인 투자자가 많아 아무래도 이러한 정치적 색깔의 퇴행 때문에 실망 매물이 더 쏟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중국 주식이 7월부터 조정을 받은 부분에 대해서는 코로나 정책과 부동산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중국 사람들이 주택 대출 상환을 거부하는 ‘대출상환 보이콧’이 주가 하락의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증권업계의 한 전문가는 “중국이 6월에 코로나 봉쇄를 풀면서 주가가 올랐는데 7월부터 부분 봉쇄에 들어가 영향을 받았다”며 “중국의 주택 대출상환 보이콧이 일어나면서 부동산 시장이 빠르게 냉각돼 경기에 대한 눈높이가 낮아져 주식시장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실제 ‘중국의 코스닥’으로 일컬어지는 심천종합지수를 보면 지난 7월5일(2232.98) 이후 우하향으로 전환해 지난 21일(1966.93) 2000선 아래로 밀려났다. 약 4개월 만에 12% 가량 하락했다. 중국 국영기업들이 대거 포진해 있는 상해종합지수는 7월4일(3405.43) 이후 하락 전환했다. 지난 21일(3038.93) 주가는 3000선을 겨우 지켜냈다. 4개월 여 만에 약 11% 밀려났다.
중국의 제로코로나(칭링) 정책 완화가 향후 국내외 증시 향방을 가늠하는 이슈가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동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당대회 이후 큰 틀의 정책 변화는 기대하기 어렵다”면서도 “증시가 부정적 요인으로 둘러 쌓인 상황에서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 완화가 증시 반등의 트리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은 오는 12월에 내년 중국 경제 운영의 큰 방향을 알 수 있는 중앙정치공작회의를, 내년 3월에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진행한다.
지난 22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최은화 기자 acacia04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