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제 없는 근감소증②)한국이 선점할 기회왔다

비엘, 'BLS-M32' 전임상 데이터 확보…동아에스티, 'DA-4210' 개발 중
노바티스, 리제네론, 머크 등 글로벌 제약사 도전했지만 고배

입력 : 2022-11-01 오전 6:00:00
 
2019년 2월 24일 힘찬병원과 대한근감소증학회가 공동 주관하는 '제3회 힘찬병원 정형외과 심포지엄(Orthopaedic Symposium)'이 열렸다. (사진=목동힘찬병원)
 
[뉴스토마토 고은하 기자] 근감소증 치료제는 글로벌 제약사 MSD, 노타비스, 리제네론 등도 도전했을 만큼 유망한 분야다. MSD와 노바티스는 임상 2상까지 연구를 진행했지만 신체능력 지표에서 기능의 개선을 확인하는 데 실패했다.
 
리제네론은 보유 파이프라인에 근감소증 치료제 후보물질을 제외하면서 사실상 개발을 중단했다. 외국계 제약사들이 근감소증 치료제 개발에 난항을 겪는 가운데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도 개발에 나섰다.
 
1일 한국바이오협회가 발간한 근감소증 치료제 개발 동향에 따르면 근감소증은 노화에 따라 근육량이 감소하는 것을 말한다.
 
노화에 따른 근육량 감소를 자연적인 현상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근감소증 환자는 근지구력이 저하돼 일상생활이 어렵다. 또, 골다공증, 낙상, 골절이 쉽게 발생할 수 있으며, 근육의 혈액 및 호르몬 완충작용이 줄어들어 기초대사량이 감소하고 만성질환 조절이 어렵게 된다.
 
2018년 4월 일본에선 근감소증을 질병으로 인정했고, 지난해 우리나라 또한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 8차 개정안에서 근감소증을 처음으로 질병코드(M62.5)로 부여해 근감소증을 질병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관련 시장도 확대되는 추세다. 
 
World Population Prospects 2019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까지 전 세계 6명 중 1명이 65세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고령 인구 증가와 예방 의료에 대한 관심증가로 근감소증 치료제에 대한 니즈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기업에선 동아에스티(170900), 비엘(142760), 삼익제약, 동화약품(000020) 등이 근감소증 치료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근감소증 치료 혁신 신약 'DA-4210'을 개발 중이다. 지금까지 공개된 자료를 보면 아직 임상시험 전 단계다.
 
비엘은 노인성 근감소증 치료 신약 'BLS-M32'의 전임상 데이터를 확보한 상태다. BLS-M32는 다중 항원 디스플레이 기술이 활용해 적용된 물질이다. 
 
BLS-M32는 마이크로바이옴의 표면에 유효성분이 발현되도록 생산됐다. 간편하게 경구복용시 표면 발현된 단백질에 생성되는 항체에 의해 노인성 근감소증을 유발하는 원인 물질을 제거하는 원리다.
 
다중 항원 디스플레이 기술은 유산균을 항원 전달체로 이용해 다중 항원 표면을 발현하고 다중 항체 생성을 유도하는 기술이다. 이중항체보다 안전성이 우수한 특질을 가진다.
 
BLS-M32는 근감소증을 유발하는 두 가지 단백질(바이오 스타틴, 액티빈A)을 제어할 수 있다. 
 
비엘 관계자는 "근감소증의 원인은 노화, 영양실조, 위중한 병등이 요인"이라며 "비엘은 노인성 근감소증을 타깃으로 치료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은 초기 단계지만 제약회사들의 관점에서 볼 때는 차세대 먹거리가 될 수 있다"며 "노인성 근감소증을 일으키는 메커니즘이 규명된 만큼 제어할 수 있는 약물을 개발하는 흐름이 전 세계적으로 시작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골다공증 치료제가 나오기 전만 해도 의문을 품는 사람들이 다수"였다면서 "현재는 거대 치료제 품목 시장 중의 하나가 됐기 때문에 업계에서도 노인성 근감소증 치료제 개발을 선점하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6월 삼익제약은 숙명약대 근육피지움연구센터와 협력파트너로 근육질환 치료제 공동개발에 나선다고 밝혔다. 숙명약대는 배규운 교수를 연구센터장으로 근육피지옴 연구센터를 구성해 기초의과학분야(MRC)에 선정됐다. 향후 정부로부터 연간 14억원씩 7년간 총 94억5000만원을 지원받는다.
 
근육피지옴 연구센터는 통합적인 융합연구로 근육다이나믹스 제어기전을 연구하고, 고령화시대에 접어든 상황에서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근감소증을 포함한 근육질환의 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가운데 글로벌 혁신신약 개발을 위해 삼익제약과 애니머스큐어가 산학협력 파트너로 정부출연금 외 일정액을 연구비로 투자해 참여한다.
 
앞서 동화약품(000020)과 애니머스큐어는 혁신적 근감소증 치료제 개발 위한 공동 연구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양사는 이번 협약을 통해 동화약품이 연구 중인 근육질환 합성신약 치료제에 대한 후보물질 도출 및 개발을 위한 공동 연구를 시행한다.
 
동화약품은 저분자 화합물 기반 신약 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근감소증 치료제 후보물질을 합성 및 도출하고, 애니머스큐어는 이에 대한 효능 평가와 기전 연구를 시행할 예정이다.
 
고은하 기자 eunh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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