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TV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9월25일부터 10월9일까지 인민군 전술핵운용부대 등의 군사훈련을 지도했다고 10월11일 보도했다. 사진은 저수지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하는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북한이 지난 3일 오후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했다. 이날 오전에 이어 또다시 탄도미사일 도발에 나선 것이다. 한미가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 기간 연장을 결정한 것에 대한 반발로 보인다.
4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우리 군은 전날 오후 9시35분쯤부터 9시49분쯤까지 황해북도 곡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단거리 탄도미사일 3발을 포착했다.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비행거리는 약 490km, 고도는 약 130km, 속도는 약 마하 6으로 탐지했다. 세부제원은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에 있다.
합참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직후 한미 간 공조회의를 통해 상황을 긴밀히 공유하고, 북한의 어떠한 위협과 도발에도 연합방위태세를 더욱 굳건히 할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연이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중대한 도발행위이며, '유엔안보리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으로 이를 강력히 규탄하며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전했다.
합참은 또 "우리 군은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비해 한미간 긴밀한 공조하에 관련 동향을 추적 감시하면서,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앞서 북한은 이날 오전에도 동해상으로 '화성-17형'으로 추정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1발과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2발을 발사했다. 대륙간탄도미사일은 발사 후 1단 추진체와 2단 추진체는 각각 성공적으로 분리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후 탄두부가 비행하던 중 추력이 약해 제대로 속도를 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또 전날 오후 11시28분쯤부터 북한 강원도 금강군 일대에서 동해상 NLL 북방 해상완충구역 내로 80여발의 포병사격을 감행했다. 우리 군은 동해상 북한의 포병사격에 대해 '9·19 군사합의 위반 및 즉각 도발 중단'에 관한 경고통신을 실시했다.
북한의 이번 미사일 도발은 지난달 31일부터 시작된 한미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 연장 결정에 대한 반발 차원으로 해석된다. 한미 공군은 최근 지속적인 북한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4일까지인 '비질런트 스톰'의 훈련 기간을 연장하기로 했다. 연장 기간과 훈련 방식 등은 한미 공군이 협의를 진행 중에 있다.
이에 박정천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한 담화에서 한미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이 연장된 것에 대해 "엄청난 실수를 저지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과 남조선이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며 "매우 위험하고 잘못된 선택"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남조선의 무책임한 결정은 연합군의 도발적 군사 행위로 초래된 현 상황을 통제불능의 국면에로 떠밀고 있다"며 "미국과 남조선은 자기들이 돌이킬 수 없는 엄청난 실수를 저질렀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 부위원장의 담화 이후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가 진행됐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