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미국의 중간선거를 앞두고
현대차(005380)가 촉각을 세우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계의 발목을 잡았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개정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8일(현지시간) 미국은 중간선거에 들어간다. 현재 상황은 공화당이 여당인 민주당을 근소하게 앞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우세가 점쳐지는 미국 공화당이 IRA를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공화당이 승리할 경우 바이든 대통령이 주도한 IRA에 대한 대대적인 수정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IRA는 북미산 전기차에만 일종의 보조금인 세제 혜택을 부여하는 내용의 법안이다. 법안의 통과로 지난 8월 IRA 시행 이후 미국 시장에서 판매 계약된 한국산 전기차는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됐다. 현재 미국 시장에서 판매되는 현대차와 기아 전기차는 모두 한국에서 생산된 차량들이다.
아직까지 IRA의 피해는 크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에서 현대차와 기아의 전기차를 사려면 계약 이후 통상 6개월을 기다려야한다. 지난달에 판매된 물량은 4~5월에 계약된 차들이다. IRA가 8월16일부터 시행돼 이전에 계약한 물량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때문에 IRA로 보조금을 받지 못한 차량은 내년 2월쯤 나온다.
다만 외신에 따르면 현재 현대차와 기아의 전기차 계약이 인플레 감축법 시행 이후 30%가량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5월22일 오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환담을 갖고 기자단을 대상으로 스피치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반면 바이든 대통령이 속한 민주당이 승리할 경우 IRA에 대한 대대적인 수정은 없겠지만, 현대차와 기아에 대한 유예기간은 받아낼 수 있을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소속 테리 스웰 앨라배마주 하원의원은 최근, 지난 8월 개시된 북미 최종 조립 규정 시행을 2025년 12월 31일까지 미룰 것을 명시한 '미국을 위한 저렴한 전기차 법안'을 발의했다. 내년부터 적용되는 추가 세액공제 조건인 특정 광물 및 배터리 부품에 대한 규정의 시행 일시도 늦출 것을 제안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공영운 현대차 사장은 지난달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해 미국 정부로부터 IRA 시행 '유예기간'을 받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IRA와 관련해 미국 재무부에 의견서를 제출했다. 현대차그룹은 IRA와 관련해 "미국과 FTA 체결국인 한국에서 조립되는 전기차에 세제 혜택을 부여하지 않는 것은 한미 FTA 내용과 정신 모두에 위배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법안 발효 이전에 미국 전기차 공장 건설에 대해 구속력 있는 약속을 한 법인에서 제조한 전기차는 북미 조립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간주하거나, 유예기간을 허용해야 한다"고도 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